민족문제연구소, 광복군 창설일 맞아 집회‧행진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철회 요구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홍범도 흉상 철거 규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홍범도 흉상 철거 규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민족문제연구소와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등이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이전에 항의하며 서울 중구 남산국치길과 숭례문을 거쳐 용산구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18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들은 광복군 창설일인 전날 2시 서울 중구 예장동 이회영기념관 앞에서 독립운동가 흉상·이전에 항의하는 집회와 걷기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는 200여명, 걷기대회 참가자는 500여명이었던 것으로 추산했다.

단체는 김좌진·지청천·이범석·홍범도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얼굴이 그려진 종이 가면을 쓰고 “독립전쟁 영웅 흉상 철거를 백지화하라”, “흉상 철거 주도하는 국방장관 사퇴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함께 걷는 우리가 독립투사다’, ‘독립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남산국치길과 숭례문 등을 거쳐 용산구 전쟁기념관까지 1시간 50여분 동안 행진했다.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홍범도 흉상 철거 규탄'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홍범도 흉상 철거 규탄'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헌법 명시된 독립정신 준수는 대통령 의무

앞서 육군사관학교는 홍범도 흉상을 철거해 학교 밖으로 옮기고, 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 흉상을 교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독립운동가 이상룡·지청천·윤기섭의 후손들은 지난 15일 흉상 철거·이전에 대해 항의하는 뜻에서 육사가 2018년 선조들에게 수여한 명예졸업증을 반납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독립정신의 상징인 독립운동가 흉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방 실장은 “우리 헌법은 1948년부터 지금까지 9번의 개정을 거치면서도 단 한 번도 독립정신 명시를 빼놓은 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게 말해 대한민국은 독립운동으로 만들어진 나라라는 뜻인데 헌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독립정신의 상징인 독립운동가 흉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얘기”라며 “중국 시진핑이 모택동 동상을 철거한다는 얘기나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 워싱턴 동상을 옮긴다는 얘기와 같을 만큼 말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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