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유가족‧시민사회, 생명안전 국민약속식 열어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우선 10대 과제 제안
각 정당 대선후보들 참석해 ‘안전’ 강조 한목소리

9일 서울시의회 세월호 임시 기억공간 앞에서는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이 열렸다. ⓒ투데이신문
9일 서울시의회 세월호 임시 기억공간 앞에서는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이 열렸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가족을 산업재해와 재난 참사로 잃은 유가족들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각 정당 대선후보들에게 생명안전 공약을 촉구하고 나섰다.

생명안전 시민넷과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 산재피해가족모임 ‘다시는’,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은 9일 서울시의회 세월호 임시 기억공간 앞에서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을 열었다. 이 자리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 노동당 이백윤 후보, 진보당 김재연 후보가 참석해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뜻을 함께했다.

이날 약속식을 앞두고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를 맡은 김훈 작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작가는 서신을 통해 각 정당 대선후보들의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훈 작가는 서신에서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와 양주 채석장 매몰 희생자들을 묻어놓고 중대재해처벌법이 발효됐다. 연말쯤이면 이 법의 시행결과로 거듭되는 죽음을 줄여나갈 수 있는가, 아니면 아무 희망이 없는가에 대해서 분명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해 생명안전에 대한 실천을 약속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는 “참사 19주기가 앞인데도 피해자들은 ‘대구지하철참사’나 ‘2.18’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추모식 때마다 반대와 방해로 온전한 추모식을 못하고 있다”면서 대선 후보들에게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나라를 어떻게 만들지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지하철참사는 지난 2003년 2월 18일 발생했으며 사망자 192명, 부상자 148명의 막대한 희생을 겪었다. 이날 국민약속식에선 대구지하철참사 19주기 추모식도 함께 열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약속식에 참석한 대선후보들에게 생명안전에 대한 10대 과제를 제출하고 정책 및 공약에 적극 반영해 줄 것을 강조했다. 또, ‘새 정부는 국민의 생명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문에 후보들의 서명을 받았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우선 10대 과제는 ▲차별과 불평등 없는 생명과 안전 ▲모든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 및 상병수당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개정과 실질 적용 ▲생명안전 일자리 창출, 위험의 외주화 금지 ▲과로사 예방 및 정신건강 보장 ▲노동자 시민의 알 권리와 참여권, 작업중지권 보장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및 피해자 권리 보장 ▲인권에 기반한 감염병 방역체계 및 공공의료 체계 확충 ▲교통안전 강화 ▲화학사고 및 화학물질 대책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9일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9일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9일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9일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우측부터)노동당 이백윤 후보,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9일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우측부터)노동당 이백윤 후보,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9일 20대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약속식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는 “정치인이고 지방정부 책임자로 업무를 봤기에 현장에서 느꼈던 부족함 등에 안타까운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심기일전해서 생명과 안전을 귀히 여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생명안전 파수꾼 정부가 더 이상 국민의 희생을 방치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해마다 산업재해로 2000여명이 죽고 있는데 어떻게 선진국일 수 있냐”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개정해 책임을 제대로 묻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생명이 이윤을 앞서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글귀를 남겼다.

오준호 후보는 “산업재해로 인한 죽음이 여전히 개인의 잘못인 것처럼 얘기되고 있다. 기업은 이윤 논리로 무엇보다 중요한 생명의 가치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누구나 안전한 나라, 모두가 존엄한 나라, 생명존중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백윤 후보는 “진실 은폐, 재벌, 이윤 위주의 사회와 맞서 싸우겠다”면서 다음날인 10일 열리는 고 김용균 사건 재판을 지목했다. 이 후보 역시 “생명과 안전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재연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생명과 안전을 짓밟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를 심판해 달라”면서 “생명을 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죽지않고 일할 권리”를 글귀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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