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친윤(친윤석열계)·중진 등 주류 희생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지도부는 혁신위가 제시하는 안건을 결단하기까지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혁신위는 현재의 ‘김기현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카드까지 꺼낼 공산이다.

현재 인 위원장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혁신위의 친윤·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희생안’ 요구 압박에 대해 “시간을 달라”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가 제시한 안 중에서 (지도부가) 답을 분명히 못 준건 2호(당 주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라며 “(2호 혁신안)외엔 답이 다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진 희생은) 당헌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완전히 배제되는데, 최고위에서 그런 내용을 의결하면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당헌당규 문제도 된다. 그래서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진 용퇴와 불출마는 후순위로 던질 거라 예상했다”며 “한 달 전으로 돌아가면 큰 과제는 건전한 당정관계였다. 그런 얘기는 하나도 없이 비대위 (출범) 얘기가 나오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비대위 출범에 대해서는 “국회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공관위가 뜰 거고, 선대위가 뜰 것”이라며 “이 사이에 비대위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리 구조가 튀는 듯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기현 대표 거취에 대해선 “당 구성원 모두가 헌신하고 있다”며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기현 대표는 이날 “우리 당은 끊임없이 혁신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혁신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와 혁신위 갈등에 대해 이렇게 밝히면서 ‘인요한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은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인 위원장이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행하는 데 대해선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일축하면서 ‘혁신위 역할이 끝났다고 보느냐’는 기자들 질문엔 “훌륭한 분들이 많으시다”며 동문서답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냐’, ‘김병민 최고위원이 지도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느냐’는 질문에도 “수고 많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혁신위는 전날까지 지도부에 친윤·중진·지도부의 험지 출마 및 불출마에 대한 답을 달라고 통보했으나 최고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못했다. 이와 관련해 혁신위 내부에선 지도부 총사퇴 등 강경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혁신위는 오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 해당 안건을 다시 보고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