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지난 주말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뒤 도망간 최초 낙서범이 경찰에 체포됐다.
낙서범은 10대 남녀로, 한 지인으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2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7시 8분경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17)군을 경기 수원시의 주거지에서 붙잡아 서울 종로경찰서로 인계했다. 이후 오후 7시 25분쯤 같은 혐의인 B(16)양도 그의 주거지에서 검거해 같은 경찰서로 보냈다.
두 사람은 서로 연인 관계이며, 범행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아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경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등 세 군데 담벼락에 스프레이를 사용해 ‘영화공짜’를 비롯해 ‘○○○티비’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인 것으로 보이는 문구를 적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바탕으로 용의자를 남녀 2명으로 특정한 뒤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택시 등 이들의 도주 행적을 추적해 왔다.
낙서 피의자들이 검거됐다는 소식에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강력하게 처벌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벼락이 최근 ‘낙서 테러’로 얼룩져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심장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데다 해외 관광객이 꼭 방문하는 곳이기에 더욱더 뼈아픈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지난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을 떠오르게 했다. 숭례문부터 경복궁까지 ‘문화재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사례를 봤을 때 ‘솜방망이 처벌’로는 문화재를 절대로 지켜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경 경복궁 담벼락이 다시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불거졌다.
2차 범행을 저질렀던 20대 남성 C씨는 범행 다음날 오전 11시 45분경 경찰에 자진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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