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이 국회의장 가져가면 2당이 법사위원장 하는 것”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br>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 표결을 통해 단독 마치겠다고 엄포를 놓자 국민의힘은 3일 “대통령을 흠집 내고 탄핵 열차를 태우겠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운영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기조에 대해 “자기들 주장만 내세우고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의회독재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제2당이 맡고 운영위를 여당이 맡는 것은 의석수에 따른 견제를 포함한 여당의 책임감 부여를 위한 국회의 오랜 관행이며 정치 역사의 타협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 독점이라는 경험이 있으면서 또다시 무리한 일을 벌이려는 저의는 분명하다”며 “소수당의 견제를 틀어막아 의회독재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입법독재를 실행한 바 있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무기로 본회의 직회부를 다반사로 했고, 의원 꿔주기를 통해 안건 조정위도 무력화를 여러번 했다”며 “이런 여러 독재기술로 법사위를 패싱하고 공수처법, 검수완박법,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일방처리했는데 이 독재의 기술이 너무 거칠고 노골적인 반의회주의적 편법, 위법이다보니 강력한 여론의 질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차지한 단독 171석, 범야권 전체 190석 내외의 의석을 언급하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갖지 않고도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의석 구조”라며 “그런데도 법사위를 비롯한 핵심 상임위원장을 장악하려고 하는 것은 입법 독재의 기술을 구사함으로써 여론의 질타를 초래하는 사태를 가능한 한 피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의회 독재 체제의 말로는 분명하다. 4년 전 민주당의 원 구성 독점은 결국 민주당의 오만에 대한 국민 심판과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며 “국민들께서 민주당에 다수 의석의 지위를 주셨지만 입법 독재를 하라고 하신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정치효능감 운운하며 핵심 상임위를 독점하고 막가파식 국회 운영을 하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을 위한 협치와 합의라는 대원칙에 기초해 원 구성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을 향해 “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 2당이 법사위원장을 하는 것이고 운영위는 87년 민주화 이후에 아직까지 한 번도 깨지지 않은 여당이 차지해 온 관례가 있다”며 “법사위원장이 탐나면 국회의장직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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