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재 모 유치원 앞에서 보호자와 자녀가 함께 등원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중구 소재 모 유치원 앞에서 보호자와 자녀가 함께 등원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6~17세 아동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지난 5년간 약 37%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앉아 있는 시간은 증가한 반면 수면 시간은 감소하면서 9~17세 비만율은 3배 이상 급격하게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7일 아동의 삶과 성장환경 및 정책환경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18세 미만의 아동을 양육하는 아동가구 5753가구 대상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아동(5753명) 가운데 남자아동(51.4%)이 여자아동(48.6%)보다 약간 많았다. 전체 아동의 40%는 12~17세 아동으로 0~5세(23.8%)의 약 1.7배로 집계되면서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현상이 관측됐다.

0~5세 아동은 대부분 어린이집, 유치원 또는 학원을 이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민간 어린이집(27.7%), 국공립 어린이집(24.4%), 사립유치원(14.7%) 등이며, 시간제 학원(13.5%), 학습지(12.7%) 등 사교육 이용률도 높았다.

6~17세 평균 사교육 비용은 지난 2018년 31만6600원에서 지난해 43만5500원으로 37.55%(11만8900원) 상승했다. 

아동(0~8세)의 전자기기 사용의 정도도 증가했다. 스마트폰, 컴퓨터, 테블릿을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주중 27.5%, 주말 36.9%로 지난 2018년(주중 19.7%, 주말 24.2%) 대비 크게 늘은 반면, TV 시청과 책 읽기 활동은 주중과 주말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아동의 건강행동과 건강상태는 지난 2018년 대비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현대인의 질병이라 불리는 비만,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이 증가하는 문제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동의 체중이 점점 증가하면서 전 연령대에서 과체중·비만율이 20%를 넘어섰다. 특히 3~8세 아동의 비만율(12.3%)은 지난 조사(12.2%)와 유사하게 응답됐지만 9~17세 아동의 비만율은 14.3%로 지난 2018년(3.4%)과 비교해 약 3.5배 급증했다.

이는 아동 체중 연관 지표인 일일 수면시간(8.29시간→7.93시간) 감소와 주중 앉아있는 시간(524.01분→635.99분) 증가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주 1일 이상 고강도 운동 실천율(38.2%→48.1%)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정신건강은 전반적으로 나아졌지만, 오히려 정신건강 고위험군 아동은 늘어났다.

스트레스가 적거나 없는 아동(9~17세)은 43.2%로 지난 조사와 비교해 8.7%p 올랐으며, 아동의 우울 및 불안 정도는 1.77점(최대 26점)으로 지난 조사 대비 0.11점 감소했다. 다만 스트레스가 대단히 많은 아동(9~17세)은 1.2%로 지난 2018년(0.9%) 대비 증가했고 우울감을 경험(4.9%)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생각을 한 아동(2.0%) 등 고위험 아동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숙제·시험(64.3%)과 성적(34%) 등이다. 

흡연과 음주를 경험한 9~17세 아동은 각각 1.8%, 6.1%로 직전 조사에 비해 감소했다. 하지만 아동의 최초 흡연 경험 시기는 앞당겨진 경향(중학교 45.9→58.1%)으로 파악됐다.

9~17세 아동의 학교폭력(30.3%→20.8%), 사이버폭력(8.0%→4.5%) 피해 경험은 급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아동안전과 학대 교육 확대에 따른 긍정 효과가 보였다고 분석했다.

아동의 물질적 환경도 개선된 분위기다. 아동 박탈점수는 1.15점(31점 기준)으로 지난 2018년 1.58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박탈점수는 의식주 생활, 의료 및 건강 등 31개 분야에서 아동이 각각 박탈됐는지 여부를 따진 점수다. 기회를 충족하지 못한 정도를 의미하는 결핍지수도 31.5%에서 17.6%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아동의 삶의 만족도 또한 7.14점으로 지난 2018년(6.57점) 보다 올랐다. 

복지부 현수엽 인구아동정책관은 “그간 아동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인해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발달, 가족·친구관계, 안전, 물질적 환경 등 전반적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비만,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 일부 악화된 지표도 있어, 아이들의 신체활동과 놀 권리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복지부는 향후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해 아동의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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