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의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달 초 롯데손보 매각이 최종 불발된 건은 예비입찰에 우리금융그룹이 참여하면서 높아졌던 ‘빅딜’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더 안타까운 느낌을 줬다.

대신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검토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매각에 나서기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가격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롯데손해보험 순자산가치(1조4511억원)에 미실현이익의 현재가치(CSM, 1조9634억원)을 합한 추정 가치는 3조4145억원선. 시장에서 논의된 바 있는 매각가 3조원을 기업가치에 대입하면 매각 시 이 값의 0.88배를 적용받는 셈이다.

다만 문제는 이 방법으로 계산을 해 보면 삼성화재는 0.47배, 현대해상은 0.17배, 한화손해보험은 0.07배 등의 값이 나온다. 롯데손보 가격 논의가 경쟁사 대비 높게 형성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법한 대목이다.

한편,  이달 하순에는 MG손보 본입찰이 또 무산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세번째 매각 추진도 불발된 원인은 결국 지난 19일 진행된 MG손해보험 본입찰에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 모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두 차례 진행된 매각에서 복수의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경쟁 불가로 무산된 것보다는 조금 나은 양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결국 관련법상 본입찰에 참여자가 없으면 진척이 안 된다는 점에서 무산 결과느 마찬가지이고 시장 실망감도 크다.

MG손보의 경우 최대 조 단위까지 달할 수 있는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된다.

여기에 사법리스크까지 겹쳐 있다. MG손보의 대주주 JC파트너스는 금융 당국의 부실 금융회사 지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금융위원회가 이겼지만, JC파트너스가 이에 불복, 항소한 상태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일단 매각 추진 국면은 인수자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선 대두된다. 

시장에 나온 혹은 나올 것으로 짐작되는 매물 내지 잠재적 매물이 적지 않아서다.  그래서 보험사 인수전은 당분간 속도가 나지 않고 관망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그게 아니면 위에 거론된 여러 조건을 감안해 매각가가 낮춰져야 되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상황은 꼭 일방적으로 기운 운동장으로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롯데손보만 해도 동양 인수전의 전개 향배에 따라서는 다시 우리금융과의 줄다리기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도 손해보험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인수자 형성이 어떻게 될지도 꼭 일방적으로 유리 내지 불리를 논하기 어려운 만큼 서로 입장차를 어떻게 판단하고 간격을 좁히는지가 결국 관건이 될 전망이다. 

MG손보 매각을 금융위 대신 담당하게 된 예금보험공사는 수의계약 형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하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청산 등 여러 방안을 저울질해야 하는 처지다.

이번 달 무산됐던 매각 논의에서 예보는 M&A 방식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 공적자금 지원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럼에도 결국 상황은 물 건너갔다.

사정이 정 이렇다고 본다면 P&A 방식이 꼭 원매자에게 우호적인 조건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다. 추가 자금 투입이 부담이 된 상황에서 원매자로서는 엄청난 장점으로까진 느껴지지 않고, 매력이 매각을 해야 하는 대주주 측에서는 P&A가 큰 손실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누구도 이득이 될 게 없는 구도 아닐까.

결국 롯데와 MG, 두 손보사가 상시매각 내지 수의계약 형식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지금 거론되는 모든 문제는 결국 상당한 양보가 서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매각 추진 측과 원매자 상호간에  처리될 수밖에 없다. 받아야 할 돈, 내가 가진 지출 여력의 안전 드라이브 범위만 서로 고집하는 데 매몰될 게 아니라 허심탄회한 접근이 진행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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