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당 내 혼란 증폭...친한계 18명 찬성표 던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0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사진출처=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0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여당 내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4일 계엄 선포를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대통령실과의 사전 소통 부재를 시사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에 대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일련의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사전 의견 조율 없었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계엄령 해제를 위한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해 “본회의장에 일부 의원들이 들어갔고 뒤에 온 분들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해 당사에 계셨다”며 “의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국회의장님께 말씀드렸는데, 약간 시간을 기다리시더니 ‘지금 상황이 기다릴 수 없어 진행해야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어 “당사에 있는 의원들과 계속 소통하고 그 뜻을 기초로 해서 당 의원들 입장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하면서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표결 불참에 대해서도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답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직후 의원들에게 국회에 모여달라고 공지했으나 국회가 폐쇄됨에 따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중앙당사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공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시기 한동훈 대표와 이른바 친한동훈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여당 의원 18명이 본회의장에 참석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 김상욱, 우재준, 김용태, 장동혁, 박수민, 신성범, 김성원, 김형동, 박정하, 서범수, 박정훈, 정성국, 곽규택, 김재섭, 정연욱, 주진우, 한지아 의원이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추 원내대표가 국회가 아닌 여의도 당사로 의원총회를 소집한 데 대해 “의원들이 못 들어가게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불참하면서, 추 원내대표의 당내 소통 문제와 국회의 대응 절차에 대한 논란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향후 국민의힘 내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 소통의 부재가 당의 위기 대응력과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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