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 탐구하기에 전념하는 청년 김해인
연극 동아리 활동, 열정 쏟는 경험으로 발전
요즘 관심사는 ‘취업’...명예·생계 중 고민해
청년들에게...“모든 일은 다 지나가기 마련”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불확실한 미래에도 확고한 꿈을 가진 이 시대 청년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획연재 코너 ‘이달의 청년’의 열세 번째 인물, 청년 김해민의 얘기를 들어봤다.
‘나 자신’에 대해 알기. 청년 김해인의 최근 탐구 주제는 세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라면 모두가 갈망하는 그것이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떻게 해야만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나...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바깥으로 내기 위한 수단으로 연극을 택했다. 명확한 체계에 속했을 때 안심할 수 있는 성격의 그는 연극을 통해 예술 분야의 자유분방한 청춘들과 함께하며 열정을 쏟아붓는 새로운 경험을 얻었다. 정해진 대본을 추구하던 성향도 점차 애드리브를 향한 열망으로 옮겨갔다. 이것이 청년 김해인이 세계를 확장하는 그만의 방식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경북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23살 김해민이다. 사실 이런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 외 다른 소개를 말하기 어렵기도 하다. 아직 ‘나’에 대해 열심히 알아가는 중이다. 최근 알게 된 건 내가 답이 있는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즐거워하는 건 예술이라 나에 대해 알아갈수록 나 자신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MBTI의 E(외향형)와 I(내향형), 그리고 T(사고형)와 F(공감형)의 비율이 항상 49:51 정도로 나와서 일명 ‘FT아일랜드’의 삶을 사는 중이다.
Q.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본다면.
소소하게 많은 이벤트들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얘기하자면 월반해서 6살 반을 2번 했던 경험도 있고 급식이 맛없어서 학교 테라스에서 배달음식을 먹다 들킨 일, 학교 홍보영상을 찍은 일, 콘서트를 가기 위해 공연장에서 밤을 새웠던 일, 청년플러스 서포터즈를 하며 대구에서 서울을 오가며 활동했던 일까지 다양한 일이 있었다. 그중 가장 아쉬운 사건은 수능 등급이 모두 2씩 내려간 등급이 나오자 당시 우울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수험표 할인을 활용했어야 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쉽다.
Q. 삶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대학 생활 3년 동안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다. 난 노래 부르는 것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앞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해서 줄곧 무대에 선다면 그게 춤일 줄 알았지만 결국 내 자리는 연극 동아리였다. (여담이지만 그땐 댄스동아리는 날씬한 사람만 하는 줄 알았다.) 요즘엔 사람들의 애드리브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대본이 정해진 연극이 좋았다.
연극 동아리는 원래 발표만 하면 너무 긴장하는 버릇을 고치러 들어간 것이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후회도 기쁨도 가득한 3년을 보냈는데, 돌아보니 오랜만에 열정을 쏟아부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과 함께 열정을 쏟고 연극이 끝나면 대사나 동선 등을 연습하던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니 밤샘을 해도 즐거웠다. 예술 분야다 보니 함께한 부원들이 생각이 유연해서 배울 점이 많았다. 최근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이 사람들 덕에 생겼다. 커리어에는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나에게는 도움이 된 경험이었다.
Q.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최근 가장 큰 카테고리의 관심사는 ‘나 자신’이다. 이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등 다양한 관심사를 탐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휴학해서 여행도 다니고 뮤지컬도 보고 전과를 하며 부실했던 회계 기초도 다시 다졌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은 아무래도 취업에 있다. 누구나 멋지다고 생각하는 그런 직업도 갖고 싶고 적당히 먹고 살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있다. 유일하게 확실한 건 난 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내 확실한 관심사도 생길 것이라 믿는다.
Q. 앞으로 이것은 꼭 해보고 싶다, 버킷리스트 1순위는.
버킷리스트는 시간 날 때마다 작성해 놓는다. 고르기 정말 어렵지만, 단 한 가지를 꼽자면 뮤지컬 공연해 보기가 있다. 최근 뮤지컬을 보면서 느낀 동경의 마음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해외에서 6개월 살기도 해 보고 싶고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도슨트 같은 바른 이미지를 가지고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도 해 보고 싶다. 간단하게는 예쁘게 도시락 싸기, 번지점프 등이 있다. 휴학 중인 만큼 브이로그도 찍어 보고 싶다.
Q.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지닌 고민이 있다면.
하나에 꽂히면 직진하는 성격인데 요즘엔 뭐 하나에 꽂히는 일이 잘 없다. 감정의 변화폭이 작은 느낌, 그저 물 흐르듯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찍 본인의 진로를 정한 주변 사람들이 부럽다. 난 아직 모르는 게 많은데 주변 사람들은 벌써부터 진로를 잡고 그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니 조바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고 내가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죄책감도 든다. 마주할 미래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 그게 고민인 것 같다.
Q.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면.
10년 후 나는 적어도 못나지는 않았으면 한다. ‘학생회장이 잘 크면 이렇게 될 것 같다’ 하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렇게 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생각해 둔 버킷리스트가 대부분 체크된 삶을 살고 싶다. 지금 내 버킷리스트는 청춘일 때 경험해 보고 싶은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10년 후 버킷리스트를 이루지 못했다는 후회는 없었으면 좋겠다. 또 진로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는 좋은 선택을 해서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꼬이지 않은, 사랑이 가득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Q. 함께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최근에 방 정리를 하다 다이어리를 다시 봤다. 읽어 보니 삶이 너무 힘들다고 쓰여 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뭐 때문에 힘들어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모든 일은 지나가더라. 심지어 좋았던 일도 지나간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하자고 스스로에게도 다른 청년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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