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된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읽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된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읽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경력직 채용이 늘어남에 따라 사회초년생들의 취업 기회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취업 기간과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들의 생애 취업 기간이 평균 2년 단축되고 그 결과 생애 총소득이 약 5000만원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5일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을 주제로 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채민석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이다.

보고서는 “최근 들어 신입보다 업무 경험을 갖춘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채용 방식도 정기 공채에 비해 경력직 채용에 적합한 수시 채용 위주로 바뀌고 있다”며 “이는 근로자 측면에서는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되고 기업 측면에서는 필요로 하는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력직 채용 증가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기존 취업자들이 경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면서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1.4%/월)은 경력자(2.7%/월)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력이 없거나 짧은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30대에 비해 17%p 낮은데 이 중 7%p의 격차는 경력직 채용 확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력직 채용 확대로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이 낮아질 경우 20~30대 모두 상용직 고용률이 떨어졌다. 비경력자 비중이 높은 20대 하락폭은 44%에서 34%로 10%p 하락한 반면, 30대는 54%에서 51%로 3%p 낮아지면서 청년층 타격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생애 총 취업 기간이 평균적으로 2년 감소했으며 그로 인해 생애총소득도 13%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초년생이 30년 동안 경제활동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생애 총 취업 기간은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어들었다. 또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되는 평생 소득을 연 5%의 금리로 할인한 현재가치는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경력직 채용의 증가로 청년들의 취업기회가 제약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고용률이 더욱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보고서는 청년층이 경력직 채용 증가라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고 나아가 이를 경력 개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학교, 기업, 정부 등이 산학협력 프로그램, 체험형 인턴 등 다양한 교육·훈련 제도를 통해 청년들에게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임금격차, 안정성 등에 따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함으로써 청년들이 대기업·정규직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중소기업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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