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처방실적 2000억원대 HK이노엔 효자 상품
커지는 P-CAB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 제네릭 개발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국내 제약사 HK이노엔이 대표 신약 ‘케이캡’의 특허를 지키기 위해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선임하며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P-CAB 계열의 대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자리 잡은 케이캡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제네릭(복제약) 출시를 노리는 경쟁사들의 특허 도전을 막는 것이 HK이노엔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2018년 7월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30호 신약으로, 출시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HK이노엔의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 4분기 100억원이었던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547억원까지 증가하며, HK이노엔의 성장을 이끌었다. 작년 처방실적은 1969억원으로 나타났다.
P-CAB 계열 치료제는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하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PPI는 장기간 사용된 만큼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효과 발현이 느리고 반감기가 짧아 야간 속쓰림 등의 한계가 있었다.
반면 P-CAB은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며, 즉각적인 효과와 긴 반감기로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케이캡을 선두로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 등이 후발주자로 뒤따르고 있다.
시장 데이터에서도 P-CAB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9년 3월 케이캡 시판 이후 작년 4분기 기준 22.3%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PPI 점유율은 48.5%에서 52.1%로 소폭 증가한 반면, H2RA(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는 36.4%에서 12.3%로 크게 하락했다. 전체 시장 규모도 2020년 9467억원에서 2023년 1조3754억원으로 확대됐다.
HK이노엔, 제네릭 저지 위해 김앤장 선임… 특허 소송 총력 대응
이처럼 P-CAB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케이캡의 특허를 회피하고 제네릭 출시를 노리고 있다. HK이노엔이 김앤장을 선임해 80여개 제약사들의 특허 도전을 막는 법적 대응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특허법원에서 2심 승소를 이끌어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연장된 특허권의 보호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였다. 제네릭을 준비 중인 제약사들은 “특허 연장은 최초 품목허가 받은 적응증(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만 보호할 뿐, 이후 추가된 ‘헬리코박터 제균 병용요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HK이노엔의 손을 들어주며, 헬리코박터 제균 병용요법도 특허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허 연장 시 보호 범위는 최초 적응증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동일한 치료 효과를 가지는 적응증까지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과 헬리코박터 제균 병용요법은 모두 ‘위산 억제’라는 동일한 기전을 기반으로 하며, 같은 성분(테고프라잔)이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특허 보호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HK이노엔은 이번 승소로 케이캡의 특허 방어에 한층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여전히 제네릭 도전을 막기 위한 추가적 법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며, 향후 항소전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80여곳의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출시를 위해 HK이노엔과의 소송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2심 소송도 원고 측의 상고로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각 특허별로 70여개 정도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특허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획 : [OLDs⑧]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는 아직 터널 안에 있다
좌우명 : 진실에 가까이 다른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