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소재 모 대학교 채용게시판에 여러 공고가 게재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 4일 서울 소재 모 대학교 채용게시판에 여러 공고가 게재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 중 남성 비율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24일 지난해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일·육아 지원 제도 혜택을 받은 수급자 수는 25만6771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23만9529명 대비 1만7242명(7.2%)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육아휴직자는 13만2535명으로 전년 12만6008명과 비교해 6527명(5.2%) 늘었다. 이를 두고 노동부는 “출생아 수 감소 추세로 2023년 다소 감소했던 육아휴직 사용자는 일·가정 양립 제도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4만1829명으로 전체의 31.6%를 기록해 제도 시행 이래 최초로 30%를 넘어섰다. 2023년만 해도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체의 28%로 집계됐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4872명(5.6%) 임을 감안하면 10년 새 9배가량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30일 영업일 동안(1월 1일~2월 14일) 육아휴직자 수는 1만8605명으로 전년 동기(지난해 1월 1일~2월 18일)와 비교해 42.6% 늘었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5788명으로 전년 동기(3420명) 대비 69.2% 증가하면서 전체 사용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육아휴직 평균 사용기간은 8.8개월으로, 여성은 9.4개월, 남성은 7.6개월로 파악됐다,

자녀 연령별로는 부모의 돌봄이 가장 필요한 0세(생후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80.0%(+2.1%p), 남성은 46.5%(+7.5%p)가 자녀 0세 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중소기업 소속 육아 휴직자는 7만5311명(56.8%)로 전년 대비 1.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인 미만 소속 근로자도 6만128명(45.4%)로 전년과 비교해 0.9%p 상승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는 2만6627명으로, 2023년 2만3188명에 비해 3439명 증가했다. 평균 사용시간은 주 12.3시간이며 하루 평균 2시간 이하 단축하는 비중이 전체 사용자의 65.8%였다.

노동부 김문수 장관은 “일하는 부모 누구나 걱정 없이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고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올해 확대된 일·가정 양립제도가 현장에서 잘 안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 노동자의 출산 후 취업 가능성은 그 이전보다 약 37%p 감소하고 출산 후 12년까지도 출산 전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월간 노동리뷰’ 2월호에 수록된 ‘여성 취업자의 인적자본 투자와 경제활동 지속성’ 보고서를 살펴보면 여성들은 첫째 자녀를 출산함으로 인해 취업 가능성이 37.2%p 떨어졌다. 이는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의 위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출산 전 직업교육·훈련을 받은 여성들은 받지 않은 여성들과 비교해 출산 후 취업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17.3%p 높았다. 자녀 출산은 여성의 주당 근로시간을 15.8시간 줄였지만 출산 전 교육·훈련을 받은 여성들은 주당 근로시간이 8.4시간 감소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높은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경력단절 비율이 높다”며 “또한 높은 경력단절 가능성은 자녀 출산의 기회비용을 높여 저출산의 원인으로도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청년 여성들이 취업 역량을 강화하고 본인의 인적자본 수준보다 하향 취업하지 않도록 컨설팅을 포함한 선제적 고용서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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