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경북 의성과 안동을 비롯한 경상권에서 발생한 산불이 급속히 주변 지역으로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의성 산불과 관련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상향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번 산불사태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명이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 집계됐다.
대부분 산불에 대피를 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덕에서는 전날 오후 9시경 실버타운 입소자들이 차를 타고 대피하던 과정에서 화염으로 차가 폭발하며 탑승객 6명 가운데 3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양에서는 일가족 3명이 차를 타고 함께 대피를 하다가 전복사고를 당했으며 청송과 안동에서도 집과 마당, 차 등에서 인명피해가 접수됐다.
중상자는 경북 1명, 경남 5명 등 6명이며 경상자는 경북 6명, 경남 5명, 울산 2명 등 13명이다.
당국의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총 6곳으로, 1만7534핵타르(㏊)의 산림이 산불영향구역에 해당한다. 이들 지역 중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의성·안동으로 1만5158㏊의 산림이 산불 피해 영향권에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로 인해 이재민도 크게 늘었다. 현재까지 2만7079명이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는데, 이들 중 1073명만 집으로 돌아갔으며 나머지 2만6006명은 아직 임시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문화재도 피해를 입었다. 의성군 단촌면 소재 천년고찰 고운사가 소실됐다. 이곳에서 소장 중이던 보물 석조여래좌상 등 유형문화유산 41점은 이송됐다. 이외에도 문화재를 포함해 주택, 공장, 창고, 사찰 등 200여개가 불에 타는 등 건물 피해도 큰 상황이다.
법무부는 경북북부제2교도소 약 500명을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했다. 경북도교육청은 도내 104개 유·초·중·고·특수학교에 대한 휴업을 발표했다.
소방청은 전국 가용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소방 비상 대응 3단계’를, 경북경찰청은 경북지역 경찰력을 총동원하는 ‘갑호 비상령’을 발령했다. 당국은 소방헬기 등을 투입해 산불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울산과 경상도 지역에서 닷새째 지속되는 산불로 유례없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날 밤늦게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많은 양은 아닐지라도 산불이 신속히 진화될 수 있도록 모든 기관이 협력해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이재민들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긴급구호를 비롯해 행정·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엇보다 산불 진화 및 대피 현장에서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확보에도 각별히 신경 써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권한대행은 “의성·안동 산불의 대피과정에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획: [남녀편견지사],[존폐 기로에 선 여가부], [내 이웃, 이주민]
좌우명: 꿈은 이루어진다 다른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