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플랫폼 확장 집중 네이버·반등 노리는 카카오
“AI는 국가 경쟁력…제도 개선·인재 육성 시급”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미래 산업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네이버는 AI 검색과 커머스 서비스 강화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고, 카카오는 주요 사업 부진 속에서 AI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 간 AI 경쟁력 확보가 기업을 넘어 국가 디지털 경쟁력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 속에 정부 차원의 규제 개선과 생태계 지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9일 공시한 1분기 실적에서 매출 2조7868억원, 영업이익 5053억원, 조정 EBITDA 70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15.0%, 20.7% 성장한 수치다. 특히 검색플랫폼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엔터프라이즈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며 AI 기술 기반 서비스 고도화가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DS투자증권 최승호 연구원은 “커머스 부문은 AI 소재 최적화와 확장 매칭 기술 도입으로 높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며 “AI 쇼핑 에이전트와 커머스 혜택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 역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AI를 검색뿐 아니라 쇼핑, 플레이스 등 생활 전반으로 확장해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용자 경험과 광고 기술 고도화를 통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1분기 매출 1조8637억원, 콘텐츠 부문 매출 8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6% 감소했다. 플랫폼 부문과 톡비즈 매출이 각각 4%, 7% 성장했지만 비즈보드 광고와 비즈니스 메시지 성장 둔화, 콘텐츠 부문 역성장이 아쉬운 성적표로 돌아왔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비즈보드 광고와 비즈니스 메시지의 성장률이 둔화됐고 콘텐츠 사업은 전 영역에서 역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 AI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적용하고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카카오톡 이용 시간 지표가 개선된다면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대화형 AI ‘카나나’ 비공개 테스트(CBT)를 시작으로 쇼핑·로컬 AI 서비스와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서비스를 카카오톡 채널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정신아 대표는 “AI를 카카오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AI 기술 경쟁력이 실적뿐 아니라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민간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 환경은 뒤처져 있어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조영임 교수는 “AI 트레이닝 비용은 최근 몇 년 새 20만배 급증했고 챗GPT는 구글 검색보다 30배 이상 에너지를 소비한다”며 “대형 모델과 소형 모델을 병행하는 ‘투웨이 전략’과 함께 지속가능성, 에너지 효율, 비용 절감을 고려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활동 강화, 생태계 조성, 법제 정비, 표준 전문 인재 양성 등 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사례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숭실대 금융학부 장희수 교수는 “정부가 초거대 AI 개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상용화된 글로벌 AI 플랫폼 활용 장벽을 낮추고 최신 기술 연구와 실효적 활용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며 “후발 주자로서 무리한 경쟁보다는 실용적 AI 활용에 집중하고 인재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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