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초대 내각 후보자들을 지명한 가운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현 장관이 직위 유지되면서 농민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농식품부 장관으로 현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 유임이 결정됐다. 송 장관은 이날 공개된 인선 중 유일하게 유임된 인물로, 이는 정권 교체기에 전임 정부 장관이 교체되지 않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송 장관은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가격안정법 등을 두고 농업계와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유임이 발표되면서 관련 농민단체와 일부 시민단체는 성명을 발표해 유임 결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은 이날 성명을 통해 송 장관을 ‘농망장관’, ‘내란장관’ 등으로 지칭하며 이재명 정부에 인선 철회를 촉구했다. ‘농망’이란 송 장관이 양곡법 개정과 농수산물가격안정법 등을 두고 ‘농망법(농업을 망치는 법)’이라고 표현한 데서 따온 말이다.
전농은 이어 송 장관에 대해 “기후위기와 식량위기 시대 농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농업민생 4법의 거부권을 건의한 자, 벼 재배면적 강제감축을 주도해 쌀 생산기반을 파괴하고 농지규제를 완화해 이 땅의 농업을 파괴하려 한 자”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탄핵됐어야 마땅한 자가 유임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도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해 “송 장관은 4대 농업 주요 법안을 ‘농망 4법’이라고 발언하며 농업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장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원색적 비난을 한 바 있다”며 농업계의 반발에 합세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내란 종식을 내세우며 내란 책임·동조자를 다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으나 송 장관을 유임하는 선택을 했다”며 “대통령이 말하던 ‘진짜’ 대한민국에 ‘가짜 장관’을 내세워 농민·농업·농촌을 또다시 나락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송 장관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그는 논란 당시 “계엄 관련 회의였다는 사실을 몰랐고 당시에 안건도 설명받지 못한 채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경실련은 이에 “농민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 등 ‘내란농정’을 바로잡기 위해 추운 겨울날 트랙터를 이끌고 상경했다”며 “우리 경실련은 농정이 국가 정책의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농민의 가치 회복을 위한 농업개혁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계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철도공사 부산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기관사로, 후보자 명단 발표 당시에도 열차를 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현장 노동자 출신 장관이라는 상징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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