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청산 위기에 몰렸던 MG손해보험이 다시 한 번 매각 시장에 나오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 MG손보 노동조합은 내년 말까지 가교보험사 설립과 매각 재추진을 병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 반 동안 인수자를 찾는 ‘시한부’ 매각 레이스가 본격화된 셈이다.
MG손보는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RBC)이 -18.2%까지 급락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가교보험사 설립과 5대 손해보험사로의 계약 분산 이전, 그리고 MG손보 청산 절차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MG손보 노동조합은 고용 승계와 구조조정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로 노조는 청산 반대와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했고, 6월 말에는 전 직원 단식농성까지 예고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조의 단식투쟁과 정치권의 중재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기존 청산 시나리오에 ‘1년 반 매각 재도전’이라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MG손보는 2026년 말까지 인수자를 찾는 매각 절차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만약 이 기간 내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가교보험사를 통해 보험계약을 5대 손해보험사로 이전하고, MG손보는 청산 수순을 밟게 된다.
이번 합의에는 가교보험사 설립 시 직원 채용 방식, 인력 구조 효율화, 매각 추진 시기 및 절차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노조는 매각 과정에서 회계법인 선정 등 실사 절차에 직접 참여해 투명성을 높이고, 고용 승계율 제고를 위한 방안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보험업계에서는 MG손보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해 인수 후보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네 차례에 걸친 공개 매각이 모두 무산된 전례도 있다.
다만, 국책은행이나 일부 투자자 등 잠재적 인수 후보가 거론되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계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부와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MG손보 노조 관계자는 “청산이 아닌 매각 재추진이 결정된 만큼, 임직원 고용 안정과 고용 승계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계약자들 역시 “계약 이전이나 청산 과정에서 보험금 지급 등 불이익이 없도록 금융당국이 책임 있게 관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보험업계 구조조정, 고용 안정, 소비자 보호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매각 절차와 가교보험사 설립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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