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117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 일부 역사에 냉방시설이 없어 노동자와 시민들이 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특별시의회 김지향 시민권익위원장(국민의힘·영등포 제4선거구)은 10일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냉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서울 지하철 276개 역사 중 51개 역사, 전체의 18.5%가 냉방시설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 가운데 26개 역사는 지하에 위치해 있어 냉방 보조기기마저 공급되지 않아 폭염에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냉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역사는 지하철 2호선 아현, 충정로, 한양대역 등 17곳, 3호선 구파발, 녹번, 홍제 등 20곳, 4호선 한성대입구, 서울역 등 9곳 등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8~9월 지상역사 15곳에 냉방보조기기 60대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달에는 예산 부족으로 냉방 보조기기조차 가동하지 못하고 있어 폭염에 보다 취약한 지하역사에는 별도의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의 냉방 민원은 2022년도 18만1048건에서 지난해 29만9709건으로 약 66% 늘어났다.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14만4649건의 민원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14만656건보다 약 3% 상승한 수치다.
현재 서울시는 재해·재난 목적 예비비 200억원과 일반 예비비 1039억원(올해 제1회 추경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을 조속히 투입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시민들의 생활공간이자 노동공간이다. 당장이라도 현장을 점검하고 노동자와 시민 모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도 전날 냉방시설이 없는 3호선 경복궁역을 긴급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최 의장은 서울시 측에 “앞서 행정사무감사 때도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할 것을 수차례 지적했지만 하나도 개선된 것이 없다”며 “117년 만에 가장 더운 7월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냉방보조기기 설치 또한 최대한 당겨 늦어도 이달 중 가동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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