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이후 최고가 거래 74%↓
거래량은 1312건으로 72% 감소
“관망세는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
“수요자, 정책효과·후속 주시 중”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이른바 ‘호가 밀어올리기’를 통해 전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패턴을 보여왔다. 예를 들어 가장 상급지로 분류되는 압구정·청담의 호가가 올라가면 그다음 상급지로 분류되는 반포·잠실·한남 등에서 따라 올라가는 식이다. 이러한 집값 상승 현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인 ‘최고가 거래량’이 6·27 대책 이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27 대책 직후 2주간 서울에서 최고가로 거래된 아파트는 300건으로 직전 2주간 거래된 1141건과 비교해 74% 감소했다.
통상 최고가 거래는 앞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을 토대로 ‘똘똘한 한 채’로의 갈아타기나 갭투자 등 적극적인 매수세가 이어질 때 빈번하게 발생한다.
아울러 서울에서의 아파트 전체 거래량도 1312건으로 대책 시행 전 4693건과 비교해 3381건 감소했다.
대책이 시행되기 전 6월엔 금리인하 기조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수요가 맞물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주택시장이 6·27 대책 시행 이후 진정된 것이다.
직방 관계자는 “거래량만으로 시장 흐름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사실상 거래는 멈춰선 상태”라며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짙은 관망세”라고 설명했다.
대책 시행 직전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장’을 주도하던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도 진정국면으로 들어설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상승하며 전주 0.40% 상승 대비 0.11% 감소했다. 특히, 3월 이후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은 전주 0.70% 대비 0.33% 하락한 0.37%를 기록하며 뚜렷한 상승폭 축소를 보였다.
전문가는 전에 없던 정책으로 주택시장을 관망세로 전환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관망세는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거래량 감소나 매매가 상승폭 축소 등을 미루어 보아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추후 6개월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관망세가 시작된 배경으로 수요자들이 다음 부동산 정책의 향방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서진형 교수는 “당분간 가격 상승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수요자들이 판단하고 있다”며 “자금을 들고 정책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보고 추후 부동산 정책의 변화까지 염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획 : ‘애물단지’라던 향동 지산...찾아가 보니
좌우명: 질문을 잃지 말자 독자를 잊지 말자 다른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