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영평가 지표에 안전관리 성과 추가...안전문화 확산 유도
지난해 2773억원 투자, 스마트 안전 시스템 도입 및 협력사 포상

건설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전환기를 맞았다. 낡은 관행을 털어내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핵심은 안전과 신뢰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 예방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정부도 고강도 정책을 내놨다. 지난 15일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 발생한 건설사는 영업정지를 넘어 간판까지 내릴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생존이 달린 문제로, 자구책과 함께 미래를 그려갈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편집자주>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5일 수원시 영통구 현대 하이테크센터 현장에서 ‘건설 현장 내 추락사고 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5일 수원시 영통구 현대 하이테크센터 현장에서 ‘건설 현장 내 추락사고 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맏형’격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상위권에 오르며 불명예도 떠안았다. 이에 현대건설도 전사적인 안전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주요 1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113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대건설(19명)은 대우건설(2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사고율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개선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사고사망만인율을 0%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안전관리 성과를 경영평가 지표로 삼고 안전문화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5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안전보건 성과를 경영진 성과평가지표(KPI)에 반영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망 발생률과 중대 사고 발생 등을 반영한 산업안전보건 지표를 전체의 15%로 반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황준하 CSO(최고안전책임자)는 안전보건과 관련된 사항을 이사회를 통해 보고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개선 노력으로 지난해엔 사고사망만인율 0.36%를 기록했다. 같은 해 산업 평균인 0.39%를 밑도는 수치다. 

안전관리 투자 비용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약 16% 증가한 2773억원을 투입했다. 안전 예산은 스마트 안전 시스템 도입, 안전패트롤 팀 운영,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제도 등에 지출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AI 기반의 건설현장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하는 등 스마트 안전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 AI 전문기업이 건설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AI 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지적된 사고 예방 효과 미진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AI 모델 제작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공사 현장에서 채집한 약 200만개 이상의 다양한 영상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이용해 건설업에 특화된 인공지능 ‘현장 CCTV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업자와 건설장비의 위치를 감지하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AI 및 CCTV를 활용한 안전 점검 강화 활동으로 현장 내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365 안전패트롤팀’을 구성해 현장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안전패트롤팀’은 사전 통보 없이 불시에 현장을 점검하는 특징이 있다. 불시 점검으로 위험 요소나 돌발행동을 적발하면 그 즉시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을 발동한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행사된 작업중지권 행사 및 작업환경 개선요청은 1만833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1만2233건(8월 초 기준)이 집계됐으나 더 늘어날 여력이 있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제도’를 도입해 사업장 내 전 공정 무재해를 달성 우수 협력업체에 반기별로 포상하고 있다. 올해 현대건설 국내사업장에서 하도급 공정 만료까지 무재해를 달성한 협력사는 총 178개 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향후에도 안전 매뉴얼 및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 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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