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익 방어한 생명, 손해율 악화된 화재
금리·기후·상품 전략 따라 실적 차이 ‘뚜렷’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삼성금융그룹의 양대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생명은 투자손익 확대와 장기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입어 순이익이 늘었지만,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자연재해 손실 등으로 수익성이 후퇴했다.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도 생·손보 간 수익 구조가 갈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2조1171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단기 순이익도 7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보험영업 부문은 다소 둔화됐다. 누적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7.9%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이 1조7130억원(전년 대비 11.9% 증가)으로 확대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IFRS17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은 14조원으로 연초 대비 8.9% 증가했고, 건강보험 신계약 CSM도 1조7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 늘었다.
금리상승 국면에서도 장기보장성·건강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화재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조783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3분기 단기 순이익도 5380억원으로 2.9% 줄었다.
본업인 보험영업에서 타격이 컸다. 자동차보험 부문 손익은 3분기 648억원 적자 전환, 누적 기준 34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여름철 폭우·폭염 등 기후 리스크가 겹치며 손해율이 상승했다.
보험손익 전체도 1조3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감소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2조3141억원(전년 대비 10.3% 증가)으로 개선됐지만, 본업 손해율 악화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삼성화재는 내년 보험료 조정을 검토 중이나, 시장 경쟁과 소비자 반발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격차를 단기적 현상이 아닌 보험업 수익 구조의 구조적 분기점으로 본다. 생명보험사는 투자수익과 장기계약 CSM 확대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손해보험사는 단기 손해율 변동에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 보험학 전문가는 “IFRS17 도입 이후 실적의 핵심 변수는 투자운용 효율성과 CSM 관리 역량”이라며 “삼성생명은 조기에 체질 전환을 마쳤지만, 삼성화재는 요율 억제 정책과 기후 리스크로 손해율 관리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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