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 엘리시움·33원정대 크리에이터 대담
“RPG 스토리,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창작물”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RPG 게임이 문학적 실험의 새로운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게임계 거장 크리에이터들은 플레이어의 선택과 몰입을 통해 기존 문학이 줄 수 없는 서사 실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글로벌 게임 컨퍼런스(G-CON)에서 ‘서사의 경계를 넘어: 문학적 실험과 RPG의 철학’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는 ‘디스코 엘리시움’ 크리에이티브 로버트 쿠르비츠(Robert Kurvitz) 디렉터와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이하 33원정대)’ 제니퍼 스베드버그-옌(Jennifer Svedberg-Yen) 수석 작가가 참여했다. 진행은 웹툰 ‘닥터 프로스트’ 이종범 작가가 맡았다.
프랑스 인디 개발사 ‘샌드폴 인터렉티브’가 개발한 ‘33원정대’는 올해 출시돼 영화 같은 연출과 스토리로 글로벌 시장에서 333만장 이상 판매되며 흥행했다.
RPG가 문학적 실험을 담는 장르로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 두 크리에이터는 RPG의 실험적 문학 성격을 강조했다. 플레이어의 선택과 몰입을 통해 기존 문학이 줄 수 없는 새로운 서사 실험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로버트 쿠르비츠는 “RPG의 계보를 보면 원래 파놉스·프락스 같은 실험적 서사 전통에서 이어져 왔다”며 “RPG에서 가장 흥미로운 서사 실험이 이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제니퍼 스베드버그-옌은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을 내리고 스토리에 개입한다는 점이 다른 매체와 다르다”며 “플레이어가 자신의 선택에 ‘공모자(complicit)’가 되는 독특한 서사 경험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창작자가 의도한 길과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유저에 대한 질문에 로버트 쿠르비츠는 “예상 밖의 플레이는 때로 불편하지만 동시에 흥미로운 창작적 결과를 가져오는 양가적 경험이 가능해진다”고 답했다.
제니퍼 스베드버그-옌은 “스토리는 개발자와 플레이어가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 창작물”이라며 “유저의 개입은 단순히 통제를 잃는 일이 아니라 스토리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좋은 이야기’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제니퍼 스베드버그-옌은 “어떤 매체든 사람들이 가장 깊이 연결되는 요소는 결국 관계”라며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핵심은 강렬하고 복잡하며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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