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사상 최악의 강력범죄로 남아온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경찰의 재수사가 1년 만에 마무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일 남부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재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춘재가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다른 여성 9명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지었다. 살해된 피해자 대부분도 성폭행 후 죽임을 당했다.
이춘재는 지난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잇따라 발생한 14건의 살인사건을 모두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5건은 범행한 지 30여년이 지났으나 증거물에서 DNA가 발견되면서 이춘재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9건의 범행은 DN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이춘재의 진술을 통해 수사 기록과 부합하는 핵심 내용을 확보했다.
1989년 9월 16일 화성 태안읍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한 뒤 숨진 8차 사건의 경우 이듬해 윤모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 된 바 있다. 윤씨는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현재 재심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8차 사건 수사 참여 경찰관과 검사 등 8명을 직권 남용 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또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살인사건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초등학생 실종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사 참여 경찰관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해 송치할 예정이다.
다만 공소시효가 지난 만큼 이들은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경찰은 “피해자와 그 가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 수사의 문제점에 대해 깊은 반성과 성찰을 하며, 피해자와 유가족, 윤씨 등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