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CJ대한통운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택배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아울러 분류업무에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택배종사자 보호에 대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CJ대한통운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작업시간 단축 방안과 선제적 산업재해 예방 대책, 작업강도 완화를 위한 구조 개선, 상생협력기금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을 살펴보면 우선 매년 500억원을 투입해 택배기사의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집배점 및 각 택배기사가 자발적으로 이미 운영하는 현장 근무 인력 1000명을 포함한 규모다.

분류 업무에서 벗어나는 택배기사들은 오전 업무개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강한 성인이 하루에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한다. 초과물량이 나오는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을 꾸려 물량을 분담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한다. 다만 배송 물량은 택배기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협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CJ대한통운 측의 설명이다. 

또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의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선제적인 산업재해 예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상반기 이후에는 산재보험 적용 예외신청 현황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듬해부터는 건강검진 주기도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되며, 모든 비용은 CJ대한통운이 부담한다. 또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건강검진 시 이상소견이 있는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집중관리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장 자동화 수준도 높아진다.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Wheel Sorter)에 이어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 분류장비(MP)를 추가 구축한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부터 휠소터와 소형상품 전용 분류장비를 35개 서브터미널에 설치했으며, 향후 1600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택배기사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일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김원종씨는 서울 강북구에서 택배 배송 업무를 수행하다 호흡 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지난 20일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근무하던 택배노동자 A씨도 간이휴게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배연대노조 측은 이들의 사망이 모두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택배기사·택배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유가족과 위로금 지급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이날 “책임을 통감하고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택배기사·택배 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은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