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41년간 5·18 민주묘지 무명 열사 묘역에 안장돼 있던 열사 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명 열사 묘역에 안치된 5기의 유골 중 1기(묘 4-90)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묘 4-90에 안장된 유해는 미인정 행방불명자였던 고(故) 신동남씨다. 신씨의 유족들은 행방불명 피해를 신청했으나 1994년 2월 기각돼 공식 행방불명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신씨는 19880년 5월 20일 항쟁 당시 불상의 장소에서 총에 맞아 적십자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이튿날 숨졌다. 시민수습대책위원회는 같은 달 22일 신씨의 시신을 전남도청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신씨의 시신은 신원미상으로 분류됐고, 당시 구속됐던 이금영씨의 어머니가 신씨의 시신을 이금영씨로 착각해 장례절차를 진행했다.
신씨의 시신은 이금영씨의 이름으로 같은 달 29일 망월시립공원묘지 제3묘원 47번묘에 안치됐으나 그해 6월 21일 이금영씨의 생존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재의 위치에 안장됐다.
무명 열사는 신씨를 포함해 총 11기였는데, 광주시는 지난 2001년 현재의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장하면서 DNA 분석을 통해 6기의 신원을 확인했다.
지난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 진상조사위는 사망자 검시기록, 병원 진료기록 등을 확인해 행방불명보상신청서 기록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무명열사와 행방불명자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신씨의 신원은 신고자의 나이, 신체 특징, 사망 일시 및 장소, 사인 등을 분석하고 병원 진료기록 중 사망자 관련 기록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확인됐다.
신씨의 사례처럼 행방불명자로 신고했으나 공식 인정이 되지 않은 사례는 158명에 달한다.
송선태 진상조사위원장은 “전남 해남 우슬재, 목포와 광주 인근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도 발굴해 유전자 검사 대조 작업을 거쳐 신원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계엄군 58명이 진상조사위에 암매장 또는 매장 목격담을 진술하고 있다”면서 “행방불명자 찾기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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