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홈페이지 캡처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남양유업이 과거 경쟁사 매일유업에 대한 댓글 비방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는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된 남양유업의 첫 번째 공식 행보인 만큼, 기업 이미지 쇄신의 첫걸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30일 홈페이지에 ‘남양유업 주식회사에서 알려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앞서 2019년 남양유업 홍보대행사가 매일유업 등 경쟁사를 대상으로 우유에 쇠맛이 난다는 등의 허위 비방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와 맘카페를 중심으로 수십 건 게시한 사실이 드러나며 남양유업은 소비자에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남양유업 측은 이번 사과문에서 “2019년 매일유업 유기농 제품과 그 생산 목장을 대상으로 홍보 대행사를 이용해 인터넷 맘 카페, 포탈 게시판 등에서 근거 없이 온라인 댓글 비방 행위를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 근거 없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드린 데 대해 소비자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또한 잘못된 행위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매일유업과 매일유업 임직원, 목장주, 대리점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회사는 책임을 통감해 재발되지 않도록 전사적 윤리 규정을 강화하고 마케팅, 영업활동, 대행사 운영 간 준법 경영을 실시하겠으며 임직원들에 대한 교육 등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식 사과는 한앤코에 매각된 이후 추락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남양유업의 의지로 읽힌다. 

남양유업은 댓글 비방 사건이 발생하기 전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듬해인 2014년부터는 경쟁사이던 매일유업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이후 심각한 이미지 추락을 극복하기 위해 상생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결국 지난해 영업손실 764억원으로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사모펀드에 회사가 매각된 결정적인 원인으로는 남양유업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억제 효과를 과장해 논란이 됐던 ‘불가리스 사태’가 지목된다.

해당 논란이 불거진 이후 남양유업은 지난 5월 말 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 일가 소유의 남양유업 지분을 한앤코에 매각하고 경영권 일체를 넘겼다.

당시 한앤코는 “기업을 인수한 후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나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남양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사과문 게재 전부터 남양유업은 매일유업과 수차례 접촉하며 사과를 시도했고, 이에 매일유업 측은 원만히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남양 측에서 사과문 게재 이전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자사는 ‘정도경영’과 업계 간 ‘공정경쟁’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에 수십 년간 함께 성장한 동종업체 또한 이를 따르기 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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