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남양유업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사모펀드 운영사인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입장문에는 매각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과 함께, 정확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계약 해제 원인을 제공한 한앤코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재매각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 시점을 한앤코와의 분쟁 종결 후로 못 박았다. 

홍 회장은 “M&A(인수합병) 거래에서 이례적일 만큼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않았고 계약 내용 또한 매수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계약이었다”며 “그럼에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권 교체라는 대의를 이행하고자 주식 매각 계약을 묵묵히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달리 계약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고 매수자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된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앤코가 계약 체결 후 돌연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는 것이 홍 회장의 주장이다.

홍 회장은 “5월 27일 남양유업 경영권 이전을 포함한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 종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매수인 측의 약정 불이행으로 부득이하게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을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을 위배하고,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으며 거래 종결 이전부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며 “남양유업이란 이름 안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임직원, 주주, 대리점, 낙농주, 그리고 고객들에게 있어 그것이 남양유업 대주주의 마지막 책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남양유업을 보다 더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임직원을 대해 줄 인수 후보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남양유업 대주주로서의 마지막 책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회장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5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회장직 사퇴 발표와 함께 회사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홍 회장과 그의 일가는 지난 5월 27일 남양유업 보유 지분 53%를 3107억원에 한앤코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남양유업 측은 7월 30일로 예정됐던 지분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다.

이에 한앤코는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홍 회장 등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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