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긴급 최고위회의 개최, 이준석 “곽의원 제명 논의 아니다”
국회 윤리위 개최도 안됐는데 곽상도 제명 논의는 힘들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첩보 입수 논의한 것으로 추측
조수진 “전두환도 안해”...이준석 “당 대표 당신이 하라”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징계안을 제출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심야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심야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는 것은 긴급을 요하는 사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곽 의원의 제명안에 대해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준석 대표는 곽 의원의 제명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그날 밤에 갑작스럽게 회의를 열었던 것에 대해 더 많은 추측을 낳고 있다. 심야 회의는 통상적이지 않다. 그만큼 중요하고 긴급을 요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일이 무엇인지 대해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재원·정미경·김용태 참석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일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서 김기현 원내대표, 김재원,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조수진, 배현진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최고위원회의가 심야에 열린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리고 일부 최고위원들이 불참했기 때문에 곽상도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 추진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과년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곽 의원이 이미 국민의힘을 탈당했기 때문에 징계 문제는 국회 윤리위원회가 논의할 사안이지 자신들이 논의할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곽 의원의 제명안을 결정한다고 해도 국회 윤리위에서 제명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 제명 절차를 밟을 수 없다. 게다가 곽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수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지만, 현재까지 불법적인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연히 현재 상황에서는 국회 윤리위에서 제명을 논의할 수 없다. 수사기관에서 불법적 요소를 발견한다면 그때가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심야에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어야 할 만큼 긴급성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짐작해 그날 밤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야 할 만큼 긴급한 이슈가 터진 것은 아닌지 하는 추측이 난무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당 안팎에서는 그날 밤에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온갖 소문 돌아
당 지도부가 침묵함으로써 오히려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 당 지도부가 최근 당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사설정보지(일명 지라시)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 등등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첩보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날 밤에 긴급하게 최고위원회의를 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첩보를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곽 의원의 아들 50억 퇴직금 수령 논란 첩보를 추석 전에 입수하고도 당 지도부가 침묵으로 일관한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온 바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첩보를 입수하자마자 당 지도부가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대표는 회의 소집에 대해 “대장동 관련 녹취록 언론보도가 긴급하게 있다 보니 오전 대장동 TF회의 외에도 저희가 상황점검을 위해서는 내용 공유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저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과연 어떤 내용을 갖고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만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비공개로 논의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발표를 했을 것이지만 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 직후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국민의힘에 불리한 내용이지 않겠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일부 갈등 빚어지기도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을 빚기도 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최고위 안건이 곽 의원 제명 논의였다면서 “아들의 논란으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하냐”면서 최고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최고위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전두환 신군부라면서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나는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이 불법과 관련 없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할 자신이 없으니 당신이 직접 하라”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앞으로 곽 의원의 제명안 처리에 있어 당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곽 의원의 제명안 처리는 당 지도부에서는 어느 정도 굳어진 모습이지만 일부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이 대표가 사실상 당무 거부를 선언하면서 당내 기강을 잡으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쉬워보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