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점자표기 재조사 결과, 제 기능 못하고 있어
철도공사 “한시련과 협의 후 필요 사항 조치할 것”
【투데이신문 전유정 기자】 철도 역사 내 설치된 점자 편의시설이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가 올해 4월 국철과 고속철도 역의 점자 표지판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실시한 조사 이후 크게 개선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9년 국립국어원에서 주관하고 한시련이 수행한 ‘2019년 점자 표기 실태 조사’이후 3년 만에 이뤄졌다.
한시련은 역사 내 설치된 손잡이 점자 표지판과 벽면 점자 표지판을 조사했으며, 수도권 국철 1,3,4호선과 경의·중앙선 등 175개 역사와 강원선, 경전선, 경부선, 전라선 호남선 등 고속철도 48개 역사 중 호선별로 설치율이 가장 낮은 역사 각 1개소를 재조사했다. 그 결과, 2019년 5.2%였던 국철의 평균 적정 설치율은 2022년 38.2%로 상승했으나 이는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설들이 포함된 수치였다. 고속철도역의 평균 적정 설치율은 2019년 25.6%에서 2022년 54.1% 상승했다.
2019년 조사 당시 한국철도공사와 국립국어원 등 관계자 회의를 통해 개선의 필요성을 상호 확인했으나, 표기 내용과 설치 위치가 잘못됐거나 유지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보완이 시급한 편의 시설에는 아직까지 조치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철 4호선 경마공원은 2019년 조사 이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시련은 보고서를 통해 점자 편의 시설의 시정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점자의 물리적 규격, 설치 방법이 여전히 올바르지 않아 점자 편의 시설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로 이어지고 실사용자인 시각장애인은 고스란히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을 통해 점자 편의시설의 구조 및 재질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할 것 △2020년 9월 10일에 개정된 ‘한국 점자 규정’의 점자의 물리적 규격을 세부 기준에 포함시킬 것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와의 업무 협조 체계를 마련할 것 △조달청의 점자 표지판 관련 물품 품목을 신설하거나 개선해 점자 편의시설 제작 업체가 올바른 점자 규격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할 것 △제작 업체의 인력과 시설 및 사업규모, 점자 표기 제작 공정 등 점자 편의시설 제작 업체 환경 실태 조사를 실시할 것 등 효율적인 점자 편의 시설 관리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시했다.
한시련 김영일 회장은 “점자 편의시설은 시각장애인에게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편의 시설이다”라며 “전국에 지역별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지원센터를 설치해 서울과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도 점자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주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계획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측은 “‘2019년 점자 표기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점자안내표지를 개선 중”이라며 “이번에 조사된 미흡한 사항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회의 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조속히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측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회의를 통해 미흡한 사항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2019년 실시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점자안내표지를 개선하고 있는 중이며, 올해 4호선, 1호선 등 계단·승강설비 핸드레일 등의 점자안내표지를 개선해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올해 조사된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한시련과 회의를 통해 협의 후 개선 필요사항을 조속히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전국장애인부모연대 단식농성 돌입
- 서울시설공단, 20일 ‘장애인의 날’ 콜택시·버스 무료 운행
- 휠체어 탄 장애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이용 중 추락사
- 전장연, 오늘부터 지하철 시위 중단…“인수위 답변까지 삭발 투쟁”
- 1분기 토지거래량, 지난해 동기 대비 26.9% 줄어
- 서울시, 고인·이웃 배려 위한 ‘고독사 유품정리 사업’ 시행
- 장총련·교장협, 전장연 ‘지하철 시위’ 비판…맞불 컨테이너 설치도
- SR 임직원, 이해충돌 방지 실천 서약…윤리경영 체계 강화
- “그들 옆엔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성동구 아파트서 40대 엄마, 발달장애 아들과 사망
- “발달장애인 가정은 죽음을 강요당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삼각지역에 분향소 설치
- 철도공단, 시설 분야 정밀진단·성능평가 최초 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