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개설 예·적금 계좌, 연간 1500만 돌파전망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은행에 이어 주요 시중은행에서도 연 5%대 정기예금 상품이 나오는 등 수신금리 경쟁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이에 따라 새로 개설되는 적금과 정기예금 계좌도 폭발적으로 늘어 연말까지 역대 최대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의 예금 상품 금리가 연 5%대에 근접하거나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준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연 5.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1억원을 예치하면 1년 후 세전 이자 509만원과 원금 1억원을 돌려받는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예금금리 0.5%포인트, 적금금리 0.5∼0.7%포인트를 각각 인상해 반영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연 5%이상의 금리를 돌파한 우리은행의 대표상품인 ‘우리WON플러스예금’은 시장금리를 매일 반영해 변동이 있어 이날 연 4.98%로 소폭 내려왔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4.85%로 이달 한은의 금리인상이 유력한 만큼 곧 연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에만 47조원이 넘는 자금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향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한 달간 47조7231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높아지면서 신규로 개설되는 적금과 정기예금 계좌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까지 신규 개설된 적금과 정기예금 계좌 규모는 1347만5989개에 이른다. 최근 주식과 부동산, 코인 등의 투자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은행의 높은 예금금리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들의 수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며 올해 신규 개설 적금과 정기예금 계좌는 연간 1500만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의 금리가 5%에 육박하거나 넘어서자 상대적으로 수신 기반이 약한 지방은행, 외국계은행들은 수신 경쟁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기본금리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연 5%가 넘는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대부분 시장금리 연동상품으로 별다른 조건 없이 누구나 최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방은행 중 연 5%가 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연 5.4%),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5.1%), 광주은행의 ‘호랏차차디지털예금’(연 5%),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연 5.3%) 등이다. 외국계은행으로는 유일하게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e-그린세이브’ 예금이 연 5.1%의 금리를 고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