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진박 감별사보다 더 심해”
“차기 총선 참패할 수도...” 경고
정진석 “당심이 곧 민심인 시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정 비대위원장, 윤두현 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 [사진제공=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정 비대위원장, 윤두현 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은 2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원 투표 100%·결선투표제’ 등을 통해 차기 당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제6차 전국위를 열고 ‘당헌 개정(안) 작성 및 발의의 건’ 의결과 전국위 의장 선출 절차를 마무리 했다.

당헌 개정안은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인 현행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가 없을 경우 득표율 상위 2명을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제, 각종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의 ‘역선택 방지 조항’ 의무규정을 신설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곧 100만 책임당원 시대가 열린다. 100만 책임당원 시대의 선택은 어떤 조직활동으로도 좌지우지할 수 없다. 당심이 곧 민심인 시대”라며 “전국위에 상정된 당헌 개정안은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원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당원의 손으로 세운 윤석열 정부를 이제는 당원의 힘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다가오는 전당대회가 모든 당원의 축제가 돼야 한다. 단결과 전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제 당원이 100만 가까이 되고 나면 당심이 바로 민심이다. 당심 따로, 민심 따로 노는 정당이라면 문제가 있는 정당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원들이 우리 당 지도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안이 의결되면 이후 열리는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확정돼 개정 작업이 마무리된다.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진윤 감별사’·‘보수 감별사’ 비아냥

그러나 비대위의 전대 룰 개정에 대한 반발은 계속되며 ‘감별사’ 논란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룰 변경을 주도하는 친윤계를 향해 ‘진윤 감별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윤 대통령과 당을 비판한 보수 방송 패널을 공개 비토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에겐 ‘보수 감별사’라는 비아냥도 제기된다.

이를 두고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친 박근혜’ 세력의 ‘진박(眞朴) 감별사’ 논란이 재연되는 건 아닌지, 당 안팎의 우려도 크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진박 감별사보다 심하다”며 당내 친윤 세력을 과거 친박 세력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총선 공천에서 소위 말하는 ‘진윤 감별사’들이 설쳐 ‘진실한 윤석열의 사람들’로 공천하겠다는 것‘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진박 감별사’는 과거 친박 세력이 총선을 앞두고 ‘진실한 친박인지 아닌지 감별한다’고 비꼬면서 사용된 신조어다. 진박 감별사로 불린 친박들은 당시 박심(朴心)을 앞세워 공천을 좌우했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2016년 공천 파동 여파로 총선에서 참패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배신자’로 낙인 찍혀 고초를 겪었다.

유 전 의원은 ‘윤심(尹心)’ 논란이 차기 총선 참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진박 감별사라고 완장 차고 유승민 한 사람 죽이겠다고 했는데, 당시 170~180석을 얻는다는 여론조사에도 저를 둘러싼 공천 파동 때문에 120석을 겨우 얻었다” 했다.

유 전 의원이 연일 친윤계를 저격하는 건 당내 비윤계를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친윤 주자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비윤계의 구심점으로 확실히 자리잡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갑작스럽게 바뀌는 전대 룰을 두고 “유승민은 나오지 마라는 건데, 오히려 내 도전정신을 자극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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