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비점 보완”...국방과학연구소 방문
“영공 침범 용납 못해...혹독한 대가”
軍 도발 상정한 ‘합동방공훈련’ 진행
김병주, “대통령실 상공 통과 확률↑”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북한 무인기 여러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지 사흘만인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도발에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 정찰 요격 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ADD는 국방에 필요한 무기 및 국방과학기술에 대한 기술적 조사, 연구, 개발 및 시험 등을 담당하는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자유를 침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확고한 응징과 보복만이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상대에게 핵이 있든, 어떠한 대량살상무기가 있든 도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하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무인기뿐 아니라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비행 물체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재검토해 미비점을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며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북한에 대응해서 우리 군의 전력 증강 계획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적에게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을, 국민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는 강군이 되어야 한다”며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은 이날 북한 소형 무인기 도발 상황을 상정해 최적화된 작전 수행 체계 확립을 위해 ‘합동방공훈련’을 진행한다.
군은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에서 일차적 대응에 나서지 못한 지상 대공무기의 허점을 보완하고, 육군 헬기와 공군 공중전력을 유기적으로 통합운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집중해서 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주 의원, “대통령실 상공 통과 확률 높아”
우리 군은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총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으로 들어온 사실을 포착하고 매뉴얼에 따른 경고방송·사격에 이어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출격시켜 5시간여 동안 작전을 폈으나, 5대 모두 격추하지 못했다.
우리 영공 침범 북한 무인기 가운데 1대는 경기도 김포·파주를 지나 서울 북부지역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갔고, 나머지 4대는 인천 강화 상공 등을 비행하다 우리 군 탐지 범위를 벗어났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대통령실 일대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했다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장에 대해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 P-73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이야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P-73은 국방부 청사 인근 구역으로, 대통령실과 중구·서초구 일부가 포함된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 합참에서 보고한 비행궤적을 보니 은평, 종로, 동대문, 광진, 남산 일대까지 온 것 같다”며 “용산으로부터 반경 3.7㎞가 비행금지구역이다. 그 안을 통과했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전날 합참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북한 무인기는 은평·서대문·종로·성북·동대문·중랑구 등 서울 도심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