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큰 불이 났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큰 불이 났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부산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에 대해 소방과 경찰 등이 합동감식에 돌입했다.

11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소방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은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피스텔 주차타워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합동감식단은 오피스텔 주차타워와 상가건물 사이 공간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최초 발화지점은 두 건물 사이 좁은 공간으로, 쓰레기와 각종 적재물 등이 쌓여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발화원인에 대해서 합동감식단은 “발화추정지점에서 발견된 감정물의 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특정하기 어렵다”며 “확인할 시료들이 많아 약 한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화재가 급속도로 번진 이유에 대해 합동감식단은 ‘알루미늄 복합 패널’ 때문이라고 짚었다.

지난 9일 합동감식단은 주차타워 외벽의 소재가 드라이비트 공법의 스티로폼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번복하고 알루미늄 복합 패널에 사용된 접착제가 급속한 연소 확대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건물 외벽은 알루미늄 복합 패널과 단열재인 글라스울로 구성돼 있다. 알루미늄과 글라스울은 불에 타지만 소방법상 난연 1급 소재로 분류되기 때문에 접착제가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상황이다.  

지난 2010년 이후 현행법상 난연성 소재를 건물 외장재로 활용하도록 정했지만, 아직 접착제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부산소방본부는 발화 추정 지점에서 수거한 감정물을 국과수에 넘겨 발화 원인을 밝혀낼 방침이다. 

앞서 지난 9일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 소재 모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으로 출동한 부산소방 측은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총 73명의 입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후 화재 발생 50여분 만인 오전 7시 32분 주차타워의 주불이 잡혔다.

하지만 화재 잔재물이 주차타워 주변 2층 상가건물로 떨어져, 불길이 옮겨붙기도 했다. 이에 부산소방은 오전 8시 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뒤 소방대원과 경찰 등 총 523명과 장비 100여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7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외에도 인근 주민 등 35명이 단순 연기흡입을 호소해 분산 이송됐다.

부산소방은 오전 11시 26분 대응 단계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고, 낮 12시 51분 상가건물의 큰 불길을 잡은 뒤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화재 발생 8시간여 만인 오후 2시 42분경 상가에 옮겨 간 불도 완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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