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시대 본격 개막 신호탄...새 행장 선출 의미 커
디지털화 통한 계열사 성장 견인도 은행 몫 될지 눈길
증권 및 보험사 인수 등으로 금융 새 시대 흐름 조력 기대감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낙점됐다. 그는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체제의 첫 우리은행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민영화 달성 이후 본격적인 성과를 올릴 새 체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26일 조 대표를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공개했다.

자추위는 지난 3월24일 우리은행장 후보군 4명을 확정해 2개월 동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추위는 외부 전문가 심층 면접,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를 통해 지난 25일 최종 후보군 2명을 추려냈고, 이날 심층 면접을 거쳐 조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정했다.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조 후보자는 1992년 옛 상업은행에 입행, 뱅커의 길을 걸어왔다. 

자추위는 지난 3월 24일 우리은행장 후보군 4명을 확정한 바 있다. 이후 2개월 동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당시 우리은행의 두 모체인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4명 중 한일과 상업 출신 각 2명이 등장했던 것. 이후 자추위는 외부 전문가 심층 면접,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를 통해 지난 25일 최종 후보군 2명을 추려냈다. 이 과정에서는 2명 모두 상업 출신이 발탁됐다. 

이후 심층 면접을 거쳐 조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정했다.

상업 vs 한일 출신 경쟁, 결국 순리대로...영업+기획 양수겸장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 기준 중 ‘영업력’을 최우선으로 살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조 후보자가 경쟁력 있는 영업 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부연했다.

우리은행 조병규 차기 행장 후보자.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 조병규 차기 행장 후보자.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후보자 4명이 압축될 단계부터 모두 영업력에서는 자타의 공인이 이뤄져 가늠이 쉽지 않다는 풀이가 나온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상업과 한일 출신을 고려한다는 우리의 행장 선출 관행이 결국 이번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최종 2명 압축 전까지는 순서에 따른 특정 은행 출신으로의 당연한 처리가 아니라 어느 정도 경쟁이 이뤄지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외부 출신 임 회장 시대에 발맞춰 조직 발전을 위해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놓고 편견없이 발탁 과정을 운영하겠다는 메시지를 자추위가 내외에 천명한 점은 분명한 수확이다.

자추위는 조 후보자의 혁신 분야 성과에도 특기가 있음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 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 플라자’를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또한 조 후보자는 영업 외에 관리 영역에도 강한 모습이다. 영업 특기에 해당하는 여러 자리를 거쳤지만 그 외에도 전략기획부장, 준법감시인,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도 역임했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가 ‘우리금융을 기업금융 강자로 도약시키겠다’는 임 회장과 손발을 맞춰 우리은행은 물론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업력 플러스 알파의 상징으로 부각될 가능성에 시선이 모아진다. 

비은행 강화 및 시너지 조력자 책임 막중...M&A 적극 지원할까 

그룹의 최우선 과제인 경쟁력 강화 및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조력할 적격자라는 점에서 다양한 검토 끝에 차기 행장감으로 발탁된 셈이기 때문에, 조 후보자의 역할로 우리금융 M&A 지원 문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가 기업금융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은행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그룹의 증권 및 보험사 인수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재 그룹의 전체 수익의 80% 이상은 은행 부문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임 회장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통제, 기업거버넌스 등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과감한 혁신을 지속해 신뢰 받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도 새 행장이 적극 뒷받침할 필요가 높다. 

디지털화라는 금융의 새 트렌드도 이슈다. 단순히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우리은행 등 레거시은행간 경쟁 외의 큰 판이 관건이기 때문. 은행의 역할은 디지털화를 통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의 성장을 이끄는 데까지 미쳐야 한다는 주문이 없지 않다. 이를 수행,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는 각종 M&A 완수 후 시너지 극대화를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제대로 된 도약을 하기 위해선 갈 길이 먼데 그 과정에서 조 후보자의 지원이 빛을 발휘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중 유일하게 증권사·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 인수 후 타 금융그룹과의 적극적 경쟁을 통한 순위 상승 기대감 또한 높다. 

조 후보자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로 부활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후  오는 7 월3일 주주총회를 거쳐 은행장으로 취임하는 후속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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