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에 관심 쏠렸지만
“고금리·원자재 가격상승·전쟁 장기화 등 악재”

서울시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지난해 12월 28일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시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지난해 12월 28일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가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적 악재 속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어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분위기다.

20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87억386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시기 114억6480만달러에 비해 24% 가량 감소했다. 이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최저인 수준으로 ‘제2의 중동붐’을 이끌 것이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지역별 현황을 보면 중동지역에서는 현재까지 15억1477만달러, 그 외 아시아지역에서는 33억7438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시기와 비교해 각각 7억1614만달러, 33억5965만달러 감소한 수치다. 다만 태평양·북미지역에서는 23억1246만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동기간(1억7889만 달러) 대비 12.9배 가량 실적이 늘었다.

국내 건설사들의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309억8094만달러로 2020년 이후 3년 연속 300억 달러를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를 350억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주수 연 50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건설시장 점유율 4위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한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을 출범하고 맞춤형 ‘원팀 코리아’를 만들어 사업 발굴부터 정보 제공, 민원 해소, 외교·금융 등에 총력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한 1박2일 동안, 사우디 정부와 사전양해각서를 26건이나 체결하면서 해외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따라 높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가 당장 수주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국내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동남아 등지에 여러 건을 입찰 중에 있다”라며 “해외건설 프로젝트는 규모가 크다보니 언제 수주가 되느냐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악재가 겹치며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시공한 뒤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PPP사업을 주로 해왔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을 꾸준히 끌어오기 어려워지는 등 사업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도 오른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재건사업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일단은 관망하며 안정기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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