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인수위 추상적 정책 발표에 시위 재개 나서”
기재부 장관 후보자 입장 발표 약속 시, 시위 중단

전장연 박경석 상임대표와 회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장연 박경석 상임대표와 회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시위 자제를 요청했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21일 오전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식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공사는 “소위 ‘황금노선’인 2, 3, 5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진행되면 수십만명의 출근길 승객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혼잡한 출근 시간대에 지연 발생 시 해당 호선 모든 열차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장애인 정책이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하다며 이날 오전 7시부터 지하철 3호선(경복궁역), 2호선(시청역), 5호선(광화문역)에서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공사에 따르면 출근 시간대(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3·5호선 주중 일평균 이용객은 3월 기준 약 44만7000명으로, 1∼8호선 일평균 이용객의 57.5%에 해당한다.

이에 공사는 “열차가 최대한으로 투입되는 오전 시간대에는 열차 간 필수 안전거리 유지로 인해 후속 열차에 발생하는 지연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된다”며 “한 방향에 지연이 길어지면 반대 방향으로 열차가 투입되는 시점도 늦어지게 돼 반대 방향도 지장을 받게 되고 그 여파는 수 시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공사는 “재정난 속에서도 1역 1동선 확보를 위해 6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공사가 관리하는 275개 역사 중 254개 역사에 1역 1동선이 확보됐으며, 오는 2024년까지 ‘1역 1동선’ 100% 확보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1역 1동선은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의미한다.

서울교통공사 영업계획처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장연 측에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앞으로 공사는 시민 안전을 위해 운영 대책 마련하고 열차 정시 운행을 지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시위가 발생할 경우 보안관, 관할 경찰서 등에 협조를 부탁해 지원 인력을 받아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지하철 3호선(경복궁역), 2호선(시청역) 등에서 지하철 시위를 진행했다. 5호선(광화문역)에서의 시위는 취소됐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인수위가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변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장관 추경호 내정자가 입장 발표를 약속할 경우 시위를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박 상임대표는 답변을 받을 때까지 매일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시위를, 다음 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삭발 결의식을 지속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날 전장연은 지하철을 타고 다른 역으로 이동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열차에 탑승했다가 바로 하차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더불어 열차에 탄 일부 회원은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가는 이른바 ‘오체투지 시위’를 하며 이동권 보장 등을 호소했다. 

해당 시위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짧게는 35분, 길게는 1시간 12분가량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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