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인사라인 모르는 하마평, 레임덕”
“‘최순실 국정농단’ 박근혜 탄핵 잊었나”
대통령실, “대변인실 입장=대통령실 입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3. 04. 29. [사진제공=뉴시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3. 04. 29.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무총리 및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김 여사 비선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을 국민 앞에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무총리, 비서실장 인선에 가리지 않고 막나가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옳은 국정 방향이냐”며 “대통령실 공식 인사라인도 모르는 하마평이 대통령실 관계자발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레임덕”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일각서 제기한 것처럼 김 여사 비선 라인이 대통령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냐”며 “윤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정권을 망각했나. 아니면 자신은 다르다고 정신승리를 하고 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고사해 참모진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아무리 레임덕이라 하더라도 비선의 인사개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던 자신의 말에 책임져야 한다”며 “갈수록 커져가는 김 여사 비선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 역시 직접 국민 앞에서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4·10 총선 참패 다음날인 11일 사의를 표명한 후 권영세·원희룡, 박영선·양정철, 김한길·장제원 등 상이한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에 대한 하마평이 여권 인사를 인용해 흘러나왔다.

박영선 전 의원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양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을 문 전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으로 추천한 인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박영선·양정철 하마평을 부인했지만 야권에서는 야당을 흔들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는 반발이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를 축으로 하는 비선이 하마평 배후로 거론됐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입장이 대통령실 입장”이라는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변인실이 아닌) 나머지 개인이 뭐라고 하는 건 개인 의견이거나, 어떤 이유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변인실 입장이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후임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에 ‘박영선·양정철 검토’ 보도가 나왔을 때 “검토한바 없다”고 일축했지만, 일부 대통령실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검토가 사실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공식 인사 라인이 아닌 계통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국무총리·대통령실 비서실장 인사에 대해 신중한 인선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은 ‘신속’보다 ‘신중’이 중요한 상황 같다”며 “지켜보시는 국민 여러분께서 피로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신중한 선택을 하시기 위해 길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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