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나이’ 고려한 제도 개선 시각
“70세라도 신체나이 40~50대 계셔”

오세훈 서울 시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날 차량 인도 돌진 사고로 사망한 시청 직원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 시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날 차량 인도 돌진 사고로 사망한 시청 직원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한 ‘고령 운전자 면허 자격 논란’에 대해 “연령별로 일률적으로 면허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한 종편 채널에 출연해 “연령별로 면허 반납·조건부 면허를 논의하면 현실과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신체 나이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게 합리적’이란 시각을 내비췄다.

오 시장은 “연세를 드시면 반사신경이 조금씩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70세라 해도 신체 나이는 40∼50대인 분이 계시고, 60대여도 신체 나이는 80∼90대인 분이 계실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로 반사신경을 측정하는 기술을 적용, 적성검사를 강화하는 게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대응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성검사에서 시뮬레이션으로 운전하며 갑자기 나타난 상황에 대해 얼마나 빨리 반응하냐를 측정하는 기술이 있을 수 있다”면서 “스스로 운전 능력을 가늠케 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어떨까, 간부회의에서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에는 페달 오작동·오조작 시 기계가 알아서 브레이크를 밟는 장치가 있다”며 “요즘 AI가 발전했다. 엑셀로 발이 가도 10m 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기계가 감지하는, 이런 것을 본격적으로 마련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인도 돌진 사고로 16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의 나이는 68세로 확인됐다. 또 이틀 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돌진해 3명의 부상자를 낸 운전자의 나이는 70세였다.

두 운전자 모두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면허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9614건으로, 3년 연속 증가세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17.6%)보다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고령자의 면허 박탈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늘어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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