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크기 조절 가능...70m, 30m도”
“공론의 장 참여” 당부...필요성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가상징 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가상징 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계획과 관련해서 “지나친 애국주의 발상”, “예산 낭비” 등의 논란이 이는데 대해 11일 “태극기 높이와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청사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렇게 관심이 많은 사안인 줄 알았다면 처음에 제가 직접 나서서 발표했어야 됐다”며 “그동안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된 측면들이 많아 오늘 직접 상세히 설명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번에 정말 깜짝 놀랐다. 태극기에 대해서 선입견이 형성돼있다는 사실을 굉장히 놀랍게 받아들였다”면서 “각자의 이념 지향이나 가치관이나 국가관과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광화문광장 내 태극기 게양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오 시장은 “어느 나라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삼는다면 아마 당연히 국기를 처음에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연상”이라며 “실제로 이게 설치되는 장소도 그 나라의 대표적인 광장이 거의 대부분이다. 광장이 없다면 아마 대표적인 거리 정도가 될 것이다. 예를 수십 개도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찬반 의견을 고려해 “마음을 열어 놓고 의견을 수렴하겠다. 국기와 국화, 국가, 국새, 국장 등 5가지 국가 상징물 중 무엇을 활용해도 좋다. 꼭 태극기를 소재로 쓰지 않아도 좋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만약 국기라면, 100m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 30m도 좋고 70m도 좋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국민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겠다. 마음을 열고 귀를 열고 다 함께 공론의 장에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약 5m짜리 기둥에 깃대를 숨겼다가 전기 장치나 유압 장치를 활용해 위로 뽑아 올리는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논란이 됐던 6·25 전사자를 위한 ‘꺼지지 않는 불꽃’에 관해서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어떤 나라는 조형물로 불꽃을 표시하거나 LED 불꽃을 쓴 적이 있다”며 “1년 반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면서 유심히 보니까 구현 형태가 가지가지였다”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차기 대통령선거를 고려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조성 시점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선 제가 다음 선거를 의식한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그래서 그런 오해도 받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서두르겠다. 선거와 되도록 멀리 떨어진 이른 시일 내에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