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신문 이영민 편집인
△ 투데이신문 이영민 편집인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한동훈 후보가 62.8%의 지지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경선과정에서 폭로성 이슈들이 난무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훌쩍 넘는 지지로 당선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미래권력으로서의 한동훈 대표의 입지가 상당부분 공고해 졌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국민 눈높이, 미래를 위한 준비, 외연의 확장이라는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민심을 살피고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이를 통한 외연 확장으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조사와 관련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거나 채상병특검법 강행 여부에 관해서는 당내 토론의 여지를 두면서도 뜻과 생각이 변하지 않았음을 밝혀 앞으로 용산과의 관계설정 문제는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당장 야당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특검법을 지도부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균열이 예상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 중 친한계는 2명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지명직 최고위원과 한 대표 본인까지 9명의 지도부에서 4명이 확보된 셈이다. 나머지 최고위 당연직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포함되는데, 무게중심은 한 대표 쪽으로 실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채상병특검과 김건희특검의 수용여부에 따라 여당의 지배구도는 걷잡을 수 없는 분열의 양상으로 빠져들 수 있다.

시종일관 특검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용산과 조건부 수용 입장을 피력해온 한 대표 간 절묘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그 첫 시험대는 채상병특검법 처리여부가 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양자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특검법을 수용하게 된다면 여당은 경선기간 상호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졌던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용산이 절대 불가론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여당내 지배구도는 친윤과 친한으로 급속하게 재편될 것이다.

한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사실상 대권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바 있다. 미래권력에로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당선소감에서도 한 대표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대해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해지라는 것,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라 말했다. 미래권력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민심을 읽고 적절히 반응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

지난달 한국갤럽에서 자체 조사한 채상병특검법 여론조사에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 찬성 여론이 63%로 집계됐다. ‘필요 없다’는 26%에 불과했다. 특히, 핵심보수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찬성이 50%에 달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검 도입 필요성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한 대표가 자신의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용산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차기 권력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재료로 삼을 공산이 크다. 용산 또한 정권의 명운이 갈릴 수도 있는 특검법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경선과정에서의 잡음을 봉합하고 통합과 화합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여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당 안팎의 주문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지점이다.

여당을 핵폭탄급 분열 양상으로 빠뜨릴 특검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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