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전자와 맞손...화장품·미용의료기기 진출
비건 ‘딘시’부터 더마코스매틱 등 차별화 전략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유한양행이 최근 한 전자 회사와 손잡고 화장품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화장품 사업을 향후 성장 동력으로 찍은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화장품 제조회사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공동개발 협력 등 적극 행보를 보여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성우전자와 신사업 발굴 및 관계사 코스온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번 협력은 신규 사업으로 의료용 기기를 꼽은 성우전자와 신사업 진출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이해관계가 호응한 결과다.
양사는 지난 17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화장품과 의료·미용기기 사업을 강화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유한양행의 제약 기반 원재료를 활용한 더마코스메틱 제품, 성우전자의 제조 기술을 적용한 의료·미용기기를 개발하고 향후 세계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협력 통해 ‘코스온’ 고도화
이번 협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유한양행 계열사인 ‘코스온’이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코스온의 사업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코스온은 지난 2013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화장품 제조 업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설계생산)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인 기초 및 색조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 개발 역량을 갖췄다.
코스온 고도화 사업에는 향후 유한양행이 화장품 사업을 키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폐암 신약 렉라자 등 탄탄한 파이프라인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향후 연구개발(R&D)비용 증가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의 매출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와 함께 현재까지 코스온에 투자한 금액만 최소 400억 이상인 만큼 투자금 회수 또한 중요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150억원을 들여 코스온 지분 3.88%를 취득한 이후 추가 투자 등을 통해 현재 지분율을 32.48%까지 확대,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유안양행 조욱제 대표는 지난 17일 업무협약에서 “성우전자의 전자부품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혁신적인 기술력은 미래성장동력확보를 위한 이종산업 간협력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으로 뷰티 사업 및 의료·미용기기 분야에서 양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결합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더마코스매틱 등 기능성 화장품 승부수
유한양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화장품 사업 진출을 한 걸음씩 밟아왔다. 특히 일반 화장품보다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지엔티파마와 업무협약이 대표적이다. 특허물질 FM04(피부 보호 및 재생 포뮬라)을 활용해 고기능성 더마화장품을 개발 및 판매하는 등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비전이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해 만든 화장품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비건 뷰티 브랜드 ‘딘시’를 출시한 뒤 최근 방송인 안선영을 공식 앰버서더로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딘시는 프리미엄 자연 원료와 품질관리로 고기능성 비건을 표방하는 브랜드다. 까다로운 심사로 유명한 프랑스 이브 비건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올리브영 입점에 이어 4월에는 일본 최대 규모 오픈마켓 큐텐에 입점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번 성우전자와 협업에서 ‘더마코스매틱’ 제품 개발을 명시한 것도 기능성 화장품 사업 강화의 의미가 깔려있다. 더마코스매틱은 피부과학을 뜻한 더마톨로지와 화장품을 일컫는 코스매틱의 합성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항노화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주목받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더마코스매틱 시장은 지난 2022년 560억달러 규모에서 연 평균 7.5% 성장해, 오는 2030년 9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화장품 산업 진출과 관련해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안티에이징, 민감성 진정, 보습 등 예전과 달리 화장품 분류가 전문화해 나눠지는 추세에서 제약사들은 자사가 가진 핵심 성분을 컨셉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제약사가 가진 전문성과 제품 성분 등에 관한 소비자 신뢰 등이 제품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한양행이 화장품 사업 강화 차원에서 추가 인수합병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월 증권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IR)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을 검토를 시사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다른 회사와의 협업 혹은 인수합병 등과 관련해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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