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거래일 동안 매도·매수 사이드카 발동
변동성지수(VIX) 4년여 만에 ‘최대치’
엔캐리 청산 충격이 변동성 주요 원인
“향후 엔화 강세 진정되는지 확인 필요”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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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엔화 강세 전환에 따른 유동성 충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거래소는 6일 코스피 지수가 급등함에 따라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를 발동했다. 이날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보다 16.75포인트(+5.06%) 상승한 영향 탓이다. 사이드카는 상승 혹은 하락률이 기준가 대비 5% 이상인 상태로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발동 시점부터 5분간 모든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에서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전날 발생한 매도 사이드카와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는 등 증시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 같은 변동성의 원인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우선 기인한다. 지난주 발표된 7월 ISM 제조업지수와 비농업고용이 예상을 밑돌며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됐다. 이에 5일(현지시간)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도 전날 8.77% 급락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0.57%)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4%대의 실업률과 2%대의 물가상승률은 디스인플레이션의 조건으로 경기 침체의 조건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 하락이 온전히 펀더멘털에 기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미국 채권시장의 컨센서스가 빠르게 바뀌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시장 하락이 과도했다”고 판단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도 실제 미국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서비스 업황이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경기 침체 우려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경기 침체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되겠지만 당장은 미국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 보다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유동성 충격이 이번 변동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향후 엔화 흐름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 여부가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급락 원인으로 여러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엔화 초강세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증시 급락 중심에 있다”면서 “향후 엔화 강세로 이어질 위험이 잠재해 있는 만큼 엔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1%를 넘어섰던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0.75%대로 하락하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일부 완화됐으나 엔화 강세가 진정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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