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볼보 등 수입사, 배터리 제조사 공개
“폐쇄적 공간 주차 충전 문제, 해결방안 마련해야”

지난 4월 서울시내 주차장 내 전기차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4월 서울시내 주차장 내 전기차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인천 청라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자 자동차 업계가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하고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내 자동차 업계에 이어 BMW·벤츠 등 수입사들도 잇달아 제조사 공개를 결정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요구는 지난 1일 인천 청라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발단이 됐다. 불이 난 벤츠 전기차 EQE 차량에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량 탑재 여부를 불안해 했다.

실제 화재가 난 벤츠 EQE 모델은 대부분 파라시스 배터리가 들어갔으며 EQE 300 모델만 중국 CATL 배터리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EQE SUV 중 ‘500 4MATIC’은 파라시스, ‘350 4MATIC’은 CATL 배터리가 적용됐다. EQS에선 ‘350’ 모델만 파라시스를 탑재했고 나머지 EQS는 모두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EQC는 LG 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사용됐고 EQA와 EQB는 연식에 따라 CATL과 SK 온 배터리가 사용됐다.

이밖에 수입사 중에선 BMW와 볼보가 배터리 제조회사를 공개하며 소비자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BMW 공개대상은 BMW iX1, BMW i4 eDrive40, BMW i4 eDrive40, BMW iX3, BMW i5 eDrive40, BMW i5 M60, BMW iX xDrive50 ,BMW iX M60, BMW i7 xDrive60, BMW i7 M70 등 총 10종이다.

이중 BMW iX1, BMW iX3에만 CATL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볼보는 XC40 리차지와 C40 리차지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사용됐다고 홈페이지와 자사앱(Hej, Volvo)을 통해 공개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공개에 나섰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 9일 아이오닉, 코타 , 캐스퍼, 포터, 제네시스 등 13종에 대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코나(SX2 EV) 일부 모델의 배터리만 CATL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단종된 아이오닉6(CE)를 포함해 아이오닉5(NE, NE PE), GV60, G70, GV80, ST1, 포터에는 SK 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나머지 캐스퍼, 코나(OS EV), 아이오닉(AE EV PE, AE EV), 지난해 6월부터 판매중인 아이오닉6(CE)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도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기차 니로EV, 레이EV, EV3, EV6, EV9, 봉고Ⅲ EV, 지금은 단종된 쏘울 EV 등 총 7종에 대한 현황을 공개했다. 이중 레이EV와 니로 EV(SG2)에 CATL이 탑재됐다.

지금은 단종된 레이 EV(TAM), 쏘울 EV(PS)를 포함해 니로 플러스, EV6, EV9에는 SK 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EV3(SV)에는 LG 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나머지 봉고Ⅲ EV, 지금은 단종된 니로 EV(DE), 쏘울 EV(SK3)은 SK온과 LG 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모두 탑재됐다.

KG모빌리티도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 중국 BYD 제품이 적용됐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불안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나서 자발적 공개를 권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은 전날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만 전문가는 배터리 정보공개가 화재 사고 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배터리 공개 자체는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화재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진 않는다”라며 “중요한 건 폐쇄적인 공간에서의 주차와 충전에 대한 고민이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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