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 가진 분이 10년 교육행정”
“많은 시민, 국수주의 동의하지 않아”
조희연, “경각심 제기하고자 한 것”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2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2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설치(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조성계획)를 ‘낡은 국수주의’라고 비판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28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2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대한민국 영토에서 가장 많은 대중이 방문하는 곳에 국기게양대를 만드는 게 국수주의냐”며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지난 10년간 교육행정을 이끌면서 발생한 교육현장 혼란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쏘아붙였다.

오 시장은 조 교육감이 지난 6월 시의 태극기 게양대 조성계획 발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낡은 국수주의에 기대서는 건강한 안보의식을 키울 수 없다’고 비판한데 대해 “국수주의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기게양대를) 일정 높이 이상으로 세우는 것이 과도한 국수주의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동의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여전히 “국기에 대한 존중심이 2024년에 광화문에 100m 게양대로 표현돼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낡은 국수주의로 비판당할 충분한 소지가 있다. 국가와 공동체가 정의롭게 운영된다는 믿음이 균열돼 가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조형물은 특정한 시대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신의 국수주의 발언과 관련해 “지금 2024년 서울에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이 있는 광화문에 거대한 국기 게양대를 세운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고 그 점에서 경각심을 제기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은 위대한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서 자긍심을 가져야 하지만 자만의 경계와 맞닿아있다”며 “예리한 감수성을 갖고 민족적 자부심이나 참전용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되, 편협한 민족주의나 국수주의에 빠지지 않고 이 길을 갈 것이냐가 2024년 한국의 도전”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동북아에서 대한민국이 열린 세계시민형 도덕적 리더십을 가지면 좋겠다”며 “중국은 굴기론적 민족주의에 경도돼 있고 일본은 아베류 자폐적 민족주의가 있다. 우리는 열린 민족주의, 세계 시민주의로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 등을 포함한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한다고 지난 6월 발표했다가, 지나친 애국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에 시민의견을 수렴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이날 김형재 서울시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오 시장과 조 교육감을 상대로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대한 서울시의 시민 의견 결과’를 언급하며 관련한 입장을 물었다.

김 의원은 의견 수렴 결과 60%에 달하는 시민이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다며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학부모 대상 여론 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부정적 답변이 많이 나올 소지도 있을 것 같다”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이번 의견수렴 창구를 통해 받은 의견 중 태극기가 가장 국가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공감대는 국민들에게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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