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우리의 작품을 알려야 할까요?” 최근 미술계는 유명 외국작가나 원로작가에 초점을 맞춰 전시, 홍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다보니 국내 전시에서는 신진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따라 나온다. 소수의 작가들만 주목받는,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미술계의 이러한 방식에 신진작가들은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현재 신진 작가의 발굴과 지원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지원에 의존해 이뤄지고 있으며, 그마저도 ‘좁은 문’으로 불릴 만큼 치열하다. 예술적 재능이 있어도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예술가로서 인정받기란 젊은 작가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신진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과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코너를 통해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고자 한다.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김선 비평가가 작품에 대한 폭넓은 시각도 제공한다. 앞으로 온라인 갤러리 [영블러드]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뜨거운 예술혼을 만나보길 바란다.
# ART STORY
안녕하세요, 저는 브레인 아티스트 호두입니다. 이번 전시 ‘브레인 아트’는 뇌파를 활용해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시각화하는 예술 프로젝트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갤러리문에서 8월 1일부터 9월 18일까지 진행됩니다. 제 작품은 뇌파와 인공지능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소통과 공감을 탐구하며,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를 잃은 경험은 저에게 죽음과 탄생, 그리고 기억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통해 브레인 아트를 창작하게 됐습니다. 할아버지와의 연결을 꿈꾸며, 인간의 내면과 자아를 예술로 표현하고자 하는 동기가 됐습니다.
브레인 아트는 뇌파를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요소를 융합한 ‘디지로그’ 예술로,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예술로 승화시킵니다. 이를 통해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고자 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감정과 기억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며,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제 예술은 뇌파와 인공지능의 결합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시공간을 초월해 시각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 작가명인 ‘호두’는 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제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시던 간식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이름에는 저의 개인적인 감정과 연결된 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브레인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통해 인간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뇌파를 매개로 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요소를 융합하는 작업을 통해, 우리의 감정과 기억을 독창적으로 시각화하려고 합니다. 인간의 삶은 무한하지 않기에 그 가치가 더 소중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가치가 담긴 기억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서, 인간의 본질적 감정과 기억을 재조명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저는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친근하게 소통하고, 우리의 내면 세계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 예술이 여러분의 감정과 기억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ARCHIVE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여러 번 쪼개고, 동시대의 시간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그 속에서 나와 현실의 나는 어떤 관계일까를 고민하며 탄생했습니다. 저는 과거에 살아계신 할아버지와 재회하고, 꼭 묻고 싶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할아버지를 뵙지 못한 채, 결국 마지막 순간에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던 제 자신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아쉬움과 회상을 바탕으로, 만약 과거로 돌아가 그 순간을 1분, 아니 30초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을 펼치며 이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직접 체험하고 만져 보셨던 레나 프로토타입에, 저는 뇌파와 AI라는 요소를 결합했습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시공간의 여행을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해서요. 그래서 저는 이 개념을 ‘인위적 시간’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8개의 셀이 동시에 움직이고, 8개의 모니터 속 인물과 공간들이 다르지만 유사하게 작동합니다. 이로써 동시대의 접속이 가능해지고, 시공간을 초월한 인위적 시간이라는 프레임 안에 인류가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담아보았습니다.
레나 프로토타입, 이 작품을 보면 늘 할아버지가 떠오릅니다. 어느 날, 제가 프랑켄슈타인 소설을 읽고 생명체를 모방한 피조물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이 고민을 품고 할아버지께 새로운 형태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담은 키네틱아트를 설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그때, 할아버지께서는 갑자기 보청기를 빼시고는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평소 알고 지내시던 디자인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셨습니다. 그분께서 말씀하시길, 지금 손자분은 하나의 책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책의 내용은 기획과 담겨진 철학에 따라 다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이 말씀을 듣고 저에게 아낌없이 투자해 주셨습니다.
그 후 저는 많은 엔지니어들을 만나고 조언을 구하며, 하나의 축으로 돌아가는 작품을 설계하게 됐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그 작품을 보시고 “그냥 돌아가는 아트잖아, 그냥 모터네”라고 핀잔을 주셨지만, 그 눈빛 속에는 대견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영원할 것 같던 할아버지의 품을 떠나보내던 그날, 저는 생명의 본질과 의미를 되새기며, 모든 작업물에 뇌파기술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돌아가는 기계가 아닙니다. 할아버지와의 기억, 그리고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저의 예술적 여정의 중요한 한 걸음입니다.
# ART STORY
저는 과거의 기억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잊힌 인물들을 새롭게 재현하고, 그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다시 만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그와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충분히 나누고 소통하고자 하는 깊은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 저는 뇌파 데이터의 알고리즘 입력 값과 중간 파라미터 값을 통해 무한한 세계관을 더욱 깊이 탐구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값들이 최종적으로 산출해내는 결과물들이 인류의 번영과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제 목표는 단순한 예술적 성과를 넘어서서, 인류의 미래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성과를 이루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생성형 인공지능과 이를 넘어서는 진보된 AI 기술, 그리고 생체 데이터의 융합이 만들어낼 새로운 이야기와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저는 이러한 연구와 창작 활동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저는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100년에 걸맞은 사람이 되라”는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이 뜻을 제 예술적 여정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제 작품은 단순히 새로운 매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그 속에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시간을 초월한 가치를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생명의 일시성과 죽음의 필연성을 깊이 인식하며, 이러한 인식이 인간 존재를 더욱 값지고 소중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이 소중한 존재들을 기리고, 그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뇌파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예술적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제게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담아내는 새로운 매체로서, 우리가 가진 감정과 추억을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입니다.
결국, 제 작품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삶의 의미와 기억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고,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은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할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100년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자, 제 예술이 지닌 진정한 가치와 목표입니다.
제게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담아내는 새로운 매체로서, 우리가 가진 감정과 추억을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입니다.
ART CRITICISM
호두 작가는 인간의 감각과 인공지능 기술융합에 따른 생성형 이미지를 중심으로 인터랙티브 설치작업을 구현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호두는 개인의 사적경험과 기억속의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두고 기술적으로 이를 구조화시킨다. 기술과 인간의 상호관계로부터 형성된 맥락의 텍스처와 시각적 이미지가 뇌파기술과 만나면서 사물, 환경 그리고 공간은 호두의 작업프로세스를 통해서 재해석된다. 특유의 뇌파기술과 결합한 휴머니즘적 디지털 모델이 인간의 기억과 경험의 층위를 한 층 더 깊이있게 파동속의 울림으로 상호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호두의 존재론적인 의미 탐구가 가상의 공간을 넘어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디지털 코드로 그 이상의 의미를 실현하며 커뮤니케이션 아트의 가치를 보여준다.(김선 비평가)
호두 작가는 인공지능(AI)과 뇌파 기술을 결합한 ‘브레인 아트’의 형태로 창작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작가는 자연스레 2, 3, 4차 산업의 기술 발전을 삶 속에서 점진적으로 경험해 왔으며, ‘기억의 지속성’, ‘탄생과 죽음’과 같은 실존적 진리에 매료돼 ‘브레인 아트’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인간적 사고’와 ‘생물학적 관점’에 근거하고 기반해 인간의 감정, 행동의 원천과 동력은 ‘뇌파’라고 규정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활용해 뇌파의 데이터화라는 체계를 정립했다. 개인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최첨단 기술을 은유로 사용하지만, 작품의 근본 메시지는 ‘기억의 영속성’, ‘생명의 기원’ 등과 같은 보편적 진리를 다루며 대중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선호탄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