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따른 국내 증시 수급 위축 우려”
12월 BOJ...고물가 지속에 따른 금리 인상 여지↑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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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국내 경제의 침체 신호가 감지되는 가운데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유동성 충격’ 경계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12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도쿄외환시장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15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11월 발표된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 이달 열리는 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데 기인한다. 지난달 29일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11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2.1%를 0.1%포인트 상회한 수치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일본 국민들이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물가 상승 요인 중에 엔화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이 커, BOJ는 상황에 따라서 외환시장 인식을 바탕으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엔캐리트레이드는 낮은 금리의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엔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해외로 나갔던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몰려들어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며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인다. 

실제 지난 8월 국내 증시는 엔화 강세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이틀 만에 400포인트에 가까운 급락을 보이며, 고점 대비 약 14% 이상 하락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오는 18~19일 열리는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 따른 엔화 흐름에 시장의 변동성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8월 초 증시 급락은 자체 성장동력이 미미한 가운데 수급도 얇아 엔캐리 청산 매물에 취약했다”면서 “다시 불거진 엔화 강세 압력 확대는 국내 증시 투자심리와 수급을 극도로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로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인 바 있어 향후 엔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 8월 BOJ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엔화 가치 하락이 물가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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