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화학에서 바이오 등 체질 개선… 롯데의 사업 재편 가속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CDMO 시장서 승부수

 

롯데그룹 미래성장실 실장으로 승진 부임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 [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그룹 미래성장실 실장으로 승진 부임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 [사진제공=롯데그룹]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발 리스크가 시장에 선반영 되며 한국 경제는 지난해 말부터 환율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국내 기업들은 대외신인도 하락 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많은 기업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3·4세 경영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경영인들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기업의 혁신과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불확실성이 짙은 경제 환경 속에서 과감한 도전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투데이신문>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시대적 과제를 짊어진 오너 3·4세들의 혁신과 도전 이야기를 조명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롯데그룹의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 부사장은 롯데그룹의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 등 그룹의 혁신을 이끄는 자리에 발탁됐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전무 승진 후 1년여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의 행보를 보면, 신 부사장은 바이오·헬스케어, 글로벌 인수합병(M&A), 미래 성장 사업 발굴 등에 집중하며, 그룹의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미국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따고, 노무라 증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22년 일본 롯데 계열사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투자 및 재무 분야의 전문성을 띄고 있다.

롯데그룹이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가운데, 신 부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화학과 유통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롯데는 지난해 8월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헬스케어가 청산된 상황에서 신 부사장의 경영 능력 시험대로 평가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행보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에 바이오산업은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기존의 유통·화학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신 부사장이 몸 담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 CDMO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에 36만리터 규모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오는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잡고 있다.

송도 공장의 가동까지 2년여가 남은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생산 기지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이다. 회사는 지난 2022년 출범과 함께 글로벌제약사 BMS로부터 이 공장을 인수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항암치료 기술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의약품 생산을 위한 설비 설치를 마치고, 가동 준비를 마친 상태다.

관건은 수주에 있다. 현재까지 회사의 ADC 관련 CDMO 수주는 전무하다. 생산을 위한 채비를 마친 만큼 이제는 수주를 통해 성과를 보여할 시기다. 최근 2년 만에 교체된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교체도 CDMO 수주에 대한 그룹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 부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를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는” 해로 전망하며, 강도 높은 쇄신을 당부했다. 이에 신 부사장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신 부사장의 리더십 아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혁신적인 경영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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