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안전성’ 중점 초기종목 선정
1차 거래 종목 10곳…국내 제약사 중 유일
동국제약, 파이프라인 적고 OTC 등 안정적 매출

(왼쪽부터) 최호건 영등포구청장, 한국예탁결제원 이순호 사장,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국회 정무위원회 윤한홍 위원장, 넥스트레이드 김학수 대표, 금융위원회 김병환 위원장, 금융투자협회 서유석 회장, 한국증권금융 김정각 사장, 코스콤 윤창현 대표 [사진=금융투자협회]
(왼쪽부터) 최호건 영등포구청장, 한국예탁결제원 이순호 사장,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국회 정무위원회 윤한홍 위원장, 넥스트레이드 김학수 대표, 금융위원회 김병환 위원장, 금융투자협회 서유석 회장, 한국증권금융 김정각 사장, 코스콤 윤창현 대표 [사진=금융투자협회]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대체거래소 출범 초기에는 시장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다. 변동성이 과도한 종목보다 일정 수준의 유동성과 실적 안정성을 갖춘 기업이 유리하다. 동국제약이 초기 거래 종목으로 선정된 배경에도 이러한 안정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공식 출범했다. 1956년 이후 70년 가까이 유지되던 한국거래소(KRX)의 독점 체제가 깨지면서, 국내 주식 거래 환경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시장의 안정성을 고려해 거래 종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1~2주 차에는 10개 종목으로 시작해, 5주 차까지 800여개 종목으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개장 첫주 선정된 종목은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에스오일(이하 코스피 5개사),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이하 코스닥 5개사) 등 총 10곳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70여년 만에 대체거래소가 출범하는 만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초기 거래 종목을 선정했다”며 “거래량, 기업 규모, 업종의 대표성, 주가 변동성 등의 정량적 평가를 바탕으로 종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본사 전경 [사진=동국제약]
동국제약 본사 전경 [사진=동국제약]

변동성 높은 제약바이오 업종, 동국제약은 예외?

제약바이오 업종은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손꼽힌다. 임상시험 결과나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HLB는 간암치료제 신약 허가 실패로 하루 만에 약 30% 급락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백신·치료제 기대감에 따라 다수의 제약사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 사례도 있다.

동국제약은 이러한 변동성이 높은 제약바이오 기업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다. 현재 개량신약으로 개발 중인 전립선비대증 복합제를 제외하면 신약 파이프라인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신약 개발 여부가 주가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약업계 특성상, 동국제약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OTC)과 헬스케어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인사돌, 마데카솔, 훼라민Q, 센텔리안24 등 스테디셀러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용의료기기 업체 위드닉스와 화장품 기업 리봄화장품을 인수하며 헬스케어 및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동국제약의 매출액 7309억원 중 58.12%가 일반의약품 및 헬스케어 부문에서 발생했다.

전문의약품(ETC) 시장은 제네릭(복제약) 경쟁이 치열해 수익 변동성이 크지만, 일반의약품과 헬스케어 제품은 시장에 브랜드만 잘 구축하면, 비교적 안정적 매출을 보장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동국제약은 2013년부터 연평균 성장률 13.1%, 영업이익률 10.6%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다.

동국제약의 주가 변동성은 타 제약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5일 기준 국내 주요 제약사의 52주 최고가와 최저가 낙폭을 비교한 결과, 유한양행은 최고가 16만6900원, 최저가 6만7800원으로 낙폭이 59.39%에 달했다. 이는 최근 1년간 유한양행의 주가 변동성이 상당히 출렁였음을 의미한다. 

반면, 동국제약은 52주 최고가 2만600원, 최저가 1만4400원으로 변동 폭이 30.10%에 그쳤다. 다른 주요 제약사인 녹십자(40.24%), 대웅제약(39.11%), 한미약품(37.87%), 종근당(36.25%)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1968년 설립돼 햇수로 57년의 오랜 업력도 이번 종목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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