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이제 우리 일상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지금, AI에 대한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발맞춰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총서를 통해 교육, 의료, 산업, 사회, 예술, 철학, 국방, 인문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AI 담론을 폭넓게 조명해왔다. 인공지능총서는 2025년 7월 18일 현재 392종에 이르렀으며, 올해 말까지 630종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핵심 이론부터 산업계 쟁점, 일상의 변화까지 다각도로 다루면서 학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인공지능총서 저자들은 최근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선 어떤 가치와 기준이 필요할까. 투데이신문은 인공지능총서 저자들이 제시하는 ‘지속가능한 AI 사회’를 향한 제언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요즘에는 AI가 가장 큰 화두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AI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소버린 AI’를 주창하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소버린AI)’ 구축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네이버클라우드 등 5개 팀을 뽑았고,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과제 123개를 발표하며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발표했다.
OTT 산업에서도 AI가 많이 사용된다. 아마도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가장 많이 떠올릴 것이다. 넷플릭스는 처음 가입할 때 선호하는 콘텐츠를 3개 선택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콘텐츠를 추천하기 시작해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선택해 시청했는지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선택할 때도 어떤 형태의 썸네일을 선택하는지를 파악해 주연 배우 1명 스타일, 여러 명의 주연 배우 형태, 제목 위주 등의 썸네일을 개인에 맞춰 보여준다.
OTT에 AI가 활용되는 10대 분야
온라인 교육을 운영하는 디지털디파인드(digitaldefynd)는 OTT에서 AI가 활용되는 사례로 10가지를 제시했다. 1)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2) 동적 콘텐츠 큐레이션, 3) 비디오 스트리밍 최적화, 4) 자동화된 콘텐츠 태그 지정, 5) AI 기반 타깃 광고, 6) 콘텐츠 생성 지원, 7) 시청자 참여 예측, 8) 음성 및 이미지 인식, 9) 콘텐츠 수익화 전략, 10) 예측 콘텐츠 라이선싱 등이다. 이 중에서 동적 콘텐츠 큐레이션은 OTT 플랫폼이 콘텐츠의 인기 주제, 이용자 피드백 및 새로운 콘텐츠 범주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동적으로 선별하는 것이다. AI 기반 타깃 광고는 OTT 플랫폼이 이용자의 관심사, 인구 통계 및 시청 행동을 고려하여 이용자에게 개인화되고 관련성 높은 광고를 제공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광고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었지만, 2023년 11월부터 광고 모델을 도입했으며 올해부터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OTT 광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넷플릭스 애즈 스위트(Netflix Ads Suite)’라는 광고 플랫폼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생성 지원은 AI를 OTT 플랫폼에서 콘텐츠 제작에 귀중한 지원 도구로서 콘텐츠 제작자의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기 위한 통찰력과 권장 사항 및 자동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콘텐츠 예측은 플랫폼에서 어떠한 콘텐츠를 라이선싱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넷플릭스와 같은 OTT가 콘텐츠 성공 여부, 시청자 참여 및 수요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OTT의 성패는 AI 활용 능력
넷플릭스는 일찍부터 추천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대표적인 예가 2006년 ‘추천 정확도 10% 개선’ 과제를 달성하는 팀이 상금 1백만 달러를 차지하는 ‘넷플릭스 프라이즈(Netflix Prize)’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24년 넷플릭스 공동 CEO 그레그 피터스(Greg Peters)는 “생성형 AI는 추천 및 검색 시스템을 한층 개선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멋진 스토리를 제때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을 정도로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AI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디즈니+도 메이저리그(MLB)의 스트리밍 중계를 담당하던 기술 회사인 밤테크(BAMTech)를 인수해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넷플릭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OTT 플랫폼들도 그렇다. 이렇게 AI를 잘 활용할수록 OTT의 경쟁력은 강화된다.
토끼굴을 찾게 하는 AI
토끼굴(rabbit hole)은 서로 다른 층위의 서사를 연결하는 매듭이며, 서로 다른 이야기의 층위를 가로지르며 뚫려 있는 구멍을 의미한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하얀 토끼를 따라가다가 현실 세계에서 이상한 나라로 미끄러져 들어간 것에서 빌려온 단어다. 토끼굴은 트랜스미디어에서 이용자가 현실에서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어가게 하는 진입점이다. 서구의 트랜스미디어에서는 주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의 형식을 취해서 가상의 세계를 현실에서 경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야기의 수용자가 직접 특정 사이트에 들어가 퍼즐을 풀어야만 세계관의 새로운 스토리를 볼 수 있게 한다거나, 영화의 세계가 실제로 인식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관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이제 OTT에서 AI가 토끼굴을 찾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여 콘텐츠의 맥락을 강화시키고 있다.
OTT에 AI가 도입됨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개인화, 운영의 효율성, 이용자 만족도 향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례 없는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OTT 영역에서 더욱 혁신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며, 이는 미디어 소비 및 이용자 상호작용의 향후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향후 AI는 전 세계 관객의 시청 경험을 풍부하게 하여 보다 지능적이고 역동적이며 몰입감 있는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필자소개
KBS America 대표, 공영미디어연구소장, 드라마국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문화체육관광부 리더스포럼 위원, 한국OTT포럼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균관 스캔들>, <학교 2013> 등을 프로듀싱했고, <굿닥터>를 미국 ABC에 리메이크(시즌7) 시켰다. 『미드와 한드, 무엇이 다른가』(2013, 세종학술상), 『넷플릭소노믹스』(2019, 방송학회 저술상),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공저, 2022, 세종학술상),『OTT 서비스와 AI』(2024, 커뮤니케이션북스), 『OTT 트렌드 2025』(2024, 형설EMJ), 『이현세 AI로 영생하다』(2025, 근간) 등 다수의 저술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