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청년구조보고서’는 현장에서 듣고, 데이터로 진단해, 구조적 해법으로 청년을 구조합니다.
2030청년이 주로 선택하는 커피전문점 창업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시장은 커졌지만 원두 가격의 꾸준한 상승과 경쟁 과열로 영업이익이 악화되면서 폐업이 늘고 있다.
바야흐로, 이제는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창업과 운영의 생존율을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 커피창업에 관심을 갖는 우리 2030에 그 구조를 전한다.
몇 년전부터 2030은 커피점 창업을 선호해왔다. 국세청이 2023년 발표한 ‘국세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활밀접 업종의 동향을 읽다’에 따르면, 커피음료점은 2030이 선호하는 세번째 창업분야로, 전국 사업자 중 41.5%가 2030이었다. 같은 시기, 서울시 데이터 또한 커피음료점 대표자 중 42%가 2030이었다.
2030 청년이 커피점 창업을 선호한 배경에는 높은 소비자 수요와 함께 낮은 진입장벽이 있었다. 저가커피의 창업비용은 1억원대로 비교적 소자본이며, 음료의 제조와 판매가 단순해 아르바이트 인력만으로도 사업장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커피점 창업은 꾸준히 늘어왔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에 따르면, 커피점 사업체 수는 2016년 5.1만개에서 2022년 10만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3년 개인사업자 기준 점포당 영업이익은 월 104만 원에 불과했다. 폐업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료인 국제 원두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저가커피 원료인 로부스타 원두 국제가격은 2015년 톤당 1714달러에서 2025년 톤당 4796달러로 2.8배가 상승했다. 같은 시기, 일반커피 원료인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도 톤당 2920달러에서 톤당 7879달러로 2.7배로 상승했다.
원두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재배비용은 늘고 재배 적지는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커피나무의 생육 환경은 불안정해지고, 일부 생산자들은 더 수익성 있는 작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응책으로 관세 조정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원두의 전단계인 생두는 이미 할당관세가 적용돼 세율이 0%이고, 국내에서 로스팅을 거쳐 원두가 되는 과정에 결국은 비용이 발생한다.
업계의 대응 전략은 가격 인상이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분석한 카드 결제 변화(2022~2024)를 본다면, 커피점의 카드결제 승인 건수는 17% 줄었지만 건당 결제금액은 30% 늘었다.
달리 말하면, 소비자의 방문 횟수는 줄었지만 한 번에 쓰는 금액이 커져 매출규모를 키운 셈이다. 과거, 저가커피 시장에서 1500원하던 아메리카노가 이제 2000원이 된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가격 인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NH트렌드+가 올해 1월에 발표한 ‘청년 자영업자 폐업, 이대로 괜찮을까요?’에 따르면, 2030의 창업대비 폐업률이 높은 업종으로 커피전문점이 5위를 차지했다. 100건의 창업이 생기는 동안, 82건의 폐업이 생기는 것이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폐업률 증가는 커피점 대표자의 긴장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생존을 위해서는 테이블 회전율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카공족이나 노시니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희망적인 점은 저가커피 시장의 성장이다. 저성장과 고물가 속에서 식음료 소비의 양극화가 나타나며, 소비자들은 일상에서 실속 소비를 추구하게 되었다. 이 흐름이 저가커피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저가커피 창업은 박리다매 구조와 판매 범위의 한계 때문에 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상권분석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상권분석을 돕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365’와 서울특별시의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이다. 원하는 지역과 업종에 따른 상권 정보를 제공해 창업과 사업운영을 돕는다.
또한, 민간에서도 각종 AI와 데이터 기반 상권분석 서비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예비 창업자와 사업자들이 이런 도구를 적극 활용해야 창업 성공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오늘날, AI와 데이터는 더 이상 대기업이나 고숙련 인재만의 언어가 아니다. 식음료 사업체를 운영하는 청년들도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경제의 언어다.
저성장과 인구감소로 소비경제가 축소되는 지금, 청년 창업의 성공 비결은 AI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열정과 행동에 있다. 시장 진입과 철수, 생존을 고민하며 구슬땀 흘리는 청년 자영업자들에게 같은 청년으로서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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