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3월·컴투스 9월…지스타 이전 신작 공개
“지스타는 산업 바로미터…다양한 방식 필요”

게임 산업의 심장이 다시 뛴다. 11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리는 ‘지스타(G-STAR) 2025’가 21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다. 엔씨소프트가 사상 처음 메인스폰서로 나섰고 크래프톤, 넷마블,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전시는 향후 게임 산업 흐름의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총 3010개 부스 규모로 펼쳐지는 격전지에서 한국 게임의 현재와 미래가 교차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게임의 위상을 새로 쓸 출발점, ‘투데이신문’이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간다. <편집자주>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 넥슨의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넥슨]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 넥슨의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넥슨]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지스타(G-STAR) 2025’에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자국 행사의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 넥슨·펄어비스·컴투스 등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치중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 생태계를 연결하는 허브로서 지스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펄어비스·컴투스를 포함한 주요 게임 기업들은 올해 열리는 ‘지스타(G-STAR) 2025’에 참가하지 않는다. 신작 출시 일정과 해외 시장 공략 로드맵에 맞춰 부산 현장보다 글로벌 전시회와 디지털 채널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300부스 규모의 대형관을 운영했던 넥슨은 올해 일찌감치 불참을 결정했다. 올 3월 ‘마비노기 모바일’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연달아 출시한 데 이어,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를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며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는 입장이다.

펄어비스는 여러 차례 연기됐던 기대작 ‘붉은사막’의 출시를 내년 3월로 확정하고 해외 사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소니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에서 신규 트레일러와 함께 출시일을 공개하며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컴투스 역시 게임테일즈가 개발한 크로스플랫폼 MMORPG ‘더 스타라이트’를 9월 정식 출시했다. 스마일게이트와 카카오게임즈도 연내 앞서 출시된 작품의 마케팅 자원을 해외 행사에 집중 투입한 바 있다.

지난 8월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5’에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부스 앞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지난 8월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5’에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부스 앞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이들 기업은 게임스컴, 도쿄게임쇼(TGS) 등 글로벌 무대를 활용하는 추세다. 지난 8월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5’에는 크래프톤·펄어비스·넥슨·카카오게임즈·네오위즈가 참가했고, 9월 ‘TGS 2025’에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3N’ 게임사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컴투스·펄어비스가 부스를 열었다.

지스타 불참을 결정한 한 게임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정에서 한정된 자원 안에서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했다”며 “해외 전시는 현지 유저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 신작을 대부분 공개한 상황에서 지스타에서 추가로 선보일 콘텐츠가 제한적인 것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게임 마케팅 지형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주요 퍼블리셔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지스타는 인디 게임과 이용자 체험 중심의 장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지스타·게임스컴·도쿄게임쇼를 모두 참가하는 국내 게임사는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인 엔씨소프트를 제외하면 넷마블이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형사들이 산업 생태계에 대한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의 마케팅 전략 변화와 더불어 지스타의 지리적 특성과 국내 게임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국내 게임 산업의 구심점으로서 지스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지스타가 국내외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판교·구로·부천 등 수도권 IT 벨트와의 연계 개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행사의 중심축은 유지하되 기업 수요와 바이어 접근성을 감안한 다양한 방식의 행사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지스타는 정부의 게임 정책 지원이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며 “게임 산업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